[스포트라이트]
[존 크래진스키] 꺼벙한 유머로 떴나요?
2010-02-12
글 : 김도훈
<어웨이 위 고>의 존 크래진스키

존 크래진스키. 이 무슨 폴란드 계관시인 같은 이름을 한번이라도 들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NBC> 시트콤 <오피스>의 열성적인 팬임에 틀림없다. 존 크래진스키는 덜떨어지고 우악스러운 직장 동료들을 냉소적으로 비웃는 회사원 짐 할퍼트 역할로 스타덤에 오른 신인배우다. 사실 짐 할퍼트는 누가 맡더라도 매력적인 역할이긴 했다. 오리지널인 영국판 <오피스>에서 같은 역할을 맡은 사람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주연 마틴 프리먼이라는 걸 한번 떠올려보시라. 여하튼 <오피스>로 스타덤에 오른 지 겨우 몇년 만에 그는 샘 멘데스의 <어웨이 위 고>에서 주연을 맡고, 낸시 마이어스의 히트작 <사랑은 너무 복잡해>에서 조연으로 출연했다.

키가 191cm나 되는 꺼벙하게 생긴 쾌남이 꽃미남과 미중년으로 가득한 할리우드에서 뜨겁게 떠오르는 이유는 특유의 꺼벙한 유머감각 덕분이다. 그는 미국의 인기 심야 토크쇼인 <코난 오브라이언 쇼>의 인턴 각본가로 활동한 적도 있고, 가장 친한 친구는 <프렌즈>의 또 다른 꺼벙한 남자 데이비드 쉬머란다(둘이 같이 다니는 모습만 생각해도 왠지 웃음이 난다). 크래진스키 역시 자신의 장점이 뭔지 잘 알고 있다. “유머감각이야말로 가장 커다란 강점 중 하나예요. 저는 실의에 빠진 여자들을 웃게 할 수 있으며, 즐거워하는 여자들에게는 계속해서 농담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피플>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중 한명으로 크래진스키를 뽑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영 빅토리아>의 영국 출신 여배우 에밀리 블런트가 그와 약혼을 한 이유도 그 때문이겠지. 여자들은 원래 잘생긴 남자만큼 웃긴 남자를 좋아하게 마련이니까. 크래진스키의 다음 작품은 무려 <슈렉 포에버>로, 그의 역할은 랜슬롯이다. 세상에서 가장 꺼벙하지만 제일 웃긴 랜슬롯일 게 틀림없다.

하여간 아무리 폴란드계지만 존 크래진스키라는 이름은 참 할리우드에 안 어울린다. 일단 외우기도 힘들다. 이에 대한 크래진스키의 설명. “제 이름은 원래 존 콜린스였습니다. 그런데 저의 재능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이름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크래진스키라는 폴란드 계관시인의 이름을 빌려왔어요. 완전히 쇼비즈니스계를 위한 이름이더라니까요.” 이런 꺼벙한 농담이라니.

사진제공 EVER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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