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8일, 강우석 감독은 영화전문지 기자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끼> 촬영이 거의 끝났으니까, 혹시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내가 어떤 자신감, 혹은 어떤 두려움이 있는지 알고 싶어 하지 않을까 싶었다.” 안 그래도 궁금하던 차였다. 최근 몇몇 자리에서 <이끼>의 편집본을 봤다는 사람들을 만났다.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사실 언제나 그의 영화를 미리 본 사람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었다. <강철중: 공공의 적1-1>은 재미있다는 소문이 워낙 파다했던 터라 제작진쪽에서 일부러 소문을 흘린 것 아니냐는 또 다른 소문이 나돌았을 정도다. 그런데 <이끼>와 관련한 반응은 재미의 정도를 나누던 전작들의 반응과 달랐다. 이야기나 분위기가 강우석 감독의 영화 같지 않다는 것, 그리고 흥행감독이 아닌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 이후 어느 날, 강우석 감독은 <글러브>라는 제목의 차기작을 찍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글러브>는 시골 학교의 야구부를 배경으로 퇴물 야구선수와 여선생, 학생들이 등장하는 영화다. 이미 <이끼>로 전작과 거리를 둔 그가 이번에는 또 다른 지점을 찾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끼>를 만들면서 겪은 변화 때문일까? 지금 강우석 감독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는지 물었다.
-상당히 피곤해 보인다.
=계속 바빴다. 회사문제도 있고, <글러브>도 미리 준비해야 하고, <이끼> 에필로그 촬영도 남아 있다. 세트공사가 필요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12일에는 촬영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많은 사람이 <이끼>의 편집본을 봤다. 예전에도 미리 본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예전보다 더 많이 보여준 건 아니다. 영화인들이 자주 말을 옮기니까 그런 거지. (웃음) 대신 이번에는 평소 내 영화를 씹던 사람들에게 주로 보여줬다. 어떤 험한 말도 좋으니까, 욕해도 좋으니까, 장점보다는 단점 위주로 봐달라고 했다.
-대체적으로 전작과 다르다는 소문이다. 중점을 둔 부분이 전작과는 달랐다는 이야기 같다.
=이번에는 스토리텔링에 주력했다. 인물의 등퇴장이 명확하면서 캐릭터가 주는 영화적인 맛에 신경을 썼다. 예전에는 나와 배우들이 즐겁게 노는 쪽이었다면 이번에는 호흡이나 톤을 정확하게 주문했다. 공간적인 이미지도 상당히 다르게 보일 거다. 전작들의 공간이라는 게 우리가 흔히 보는 곳 아니었나. 이번에는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고, 과거 장면도 한국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이상한 과거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강할 거다. 그런 면에서 내 색깔은 있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다른 영화를 경험할 수 있을 거다.
-완성도 면에서 전작과는 확연히 다른 평가를 바란 건가.
=일단 원작을 넘어서야 할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아는 건 아니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강풀이란 사람은 속이 좀 많이 상했다고 하더라. 자신의 작품이 주는 재미를 영화가 넘어서거나, 따라가지 못한 거지. 그의 만화를 영화화한 작품들이 우리 기억에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영화 <이끼>가 나와도 사람들이 윤태호의 <이끼>만 기억한다면, 난 괜한 작업을 한 거다. 오히려 이 영화를 보고 만화를 잊어야 할 것 아닌가. 원작보다 낫다는 평가나 최소한 다르다는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못하다고 하면 그건 영화계로서도 망신일 테니까.
-비평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픈 욕심이 있었나.
=그건 아니다. 그건 내가 태생적으로 잘 못하는 거다. 그런데 영화를 만들어서 비평가에게 호되게 맞은 건 사실 <한반도>밖에 없다. 그것도 해석 자체가 좀 애매하다. 만드는 솜씨에 대한 비평이 아니라 영화에 대한 평가였으니까. 그걸 제외하면 내가 오락영화를 만들면서도 크게 악평을 받은 적은 없다. <씨네21> 뒤에 별점 한번 보라고. 나만큼 많이 받은 감독 있는지. (웃음) 비평가들은 내 영화의 재미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는 논조였다. 또 내가 흥행과 비평 두 마리를 다 잡겠다고 나서봤자 쉬운 게 아니다. 다만 원작을 이겨야겠다고 생각하다 보니 완성도에 힘이 실린 게 아닌가 싶다. 내가 먼저 고민할 수밖에 없는 거지. 원작자가 도와줘도 한계가 있고, 정지우가 도와줘도 어느 선까지니까.
-윤태호 작가도 편집본을 봤나.
=그럼. 보고는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라. 나중에 한번 확인해보라. 본인은 만화에서 하지 못해서 아쉬운 것들을 영화가 해줬다고 하더라. 만약 윤태호 작가가 내 뒤에서도 영화가 좀 아닌 것 같다고 했으면, 나도 의기소침했을 거다. 그런데 나한테 에필로그에 대한 대략적인 이야기를 듣더니, 그걸 근거로 글로 써서 보냈더라. 물론 내 머릿속에서 나온 대로 찍을 거다. 난 대사가 없는 에필로그를 생각했는데, 윤태호 작가는 대사를 만들었더라고.
-원작에서 바꾼 게 있다면 무엇인가.
=원작의 베이스는 그대로 간다. 초반은 원작 그대로 가다가 중반부터 달라진다. 일단 톤이 다르다. 원작은 밤장면이 많아서 어두운 편이지만, 영화는 낮신이 많아서 밝다. 밝은 공포를 만들려 했다고 보면 된다. 편집본을 본 어떤 이는 그런 ‘하얀 공포’가 너무 무섭다고 하더라. 흉기도 별로 안 나오는데 왜 이렇게 무섭냐고. 그건 내 의도대로 찍혔다고 자찬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바뀐 게 있다면 이영지다. 시나리오를 쓸 때도 제일 힘들었다. 만화에서는 좀 애매모호하지 않나. 영화에서는 캐릭터의 맛을 살리려고 많은 부분을 보강했다.
-러닝타임이 3시간에 육박한다고 들었다.
=정확히 2시간40분이다. 길기야 길지. 그런데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약 30년의 시차를 두고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다 오가야 하니까. 어정쩡하게 등장시켰다 퇴장시킬 수가 없었고, 사연을 매듭지어주지 않으면 캐릭터들이 다 흔들려버리기 때문에 나온 시간이다. 만약 러닝타임을 줄이려면 인물 하나를 통째로 들어내야 했을 거다. 그래도 편집본을 본 100여명 가운데 지루하다고 한 사람은 없었다.
-류해국을 연기한 박해일은 윤태호 작가도 머릿속으로 그렸던 배우다. 그런데 이장을 연기한 정재영은 의외의 캐스팅이다. 본인도 의아해했을 것 같다.
=놀라더라. 자기는 좀 어리게 가서 류해국을 욕심내봤다더라고. 나로서는 이장을 묘사하는 게 관건이었다. 이건 류해국의 아버지인 류목형과 이장의 대결이고, 그외 나머지는 관찰자란 생각도 했다. 만약 <이끼>가 대박이 난다면 그건 이장을 보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일 거다.
-<이끼>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것 같나.
=그동안 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머리는 좋은 놈이 그동안 공부를 안 했었네”, “그동안 신경 안 쓰고 영화 찍었었네”라고 할 것 같다. (웃음) 사실 나로서는 그런 반응이 좀 딜레마이기도 하다. 심지어 지금은 영화제에서도 보자고 하는데, 좀 난감하다.
-영화제쪽에도 소문이 났나.
=평소 내 영화를 할퀴던 평론가들에게 보여줬는데, 말이 옮겨간 것 같다. 일단은 안 한다고 했다.
-보여줄 수는 있는 거 아닌가.
=보여줄 수는 있는데, 내가 나서서 출품하자는 건 웃기지 않나? 만약 내가 어느 해외영화제든 갔다고 치자. 나도 어색하지만 관객도 어색해할 거다. 자기들과 호흡하던 대중영화감독이 예술영화쪽으로 가는 건가 싶지 않겠나. 그런 곳은 그렇게 가야 할 감독들이 가는 거고. 난 청룡영화상이나 하나 더 받겠다. (웃음)
-<이끼>를 촬영하던 도중에 <글러브> 연출계획을 밝혔다. 선택배경에 어떤 사연이 있나.
=사실 <이끼>는 4월이나 5월에 개봉하려 했었다. 그런데 CJ쪽에서 보고 나더니 여름방학에 크게 가자고 하더라. 그러면 그때까지 난 뭐 하고 있겠나. 골프 치고 놀아? 그건 싫다. 가족들이 있는 캐나다에 가서도 오래 못 지낸다. 콘티라도 가져가면 되는데, 놀라고 그러면 못 논다. 왠지 <이끼> 개봉을 앞두고 다른 영화를 찍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싶더라. 그래서 지난해 11월부터 봄에 찍을 만한 영화가 없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소문에는 <글러브> 시나리오를 발견하고 발표하기까지 하루 정도가 걸렸다고 하던데.
=맞다. 마음 변할까봐 발표도 빨리 한 거다. 어느 날 무주로 헌팅을 가면서 시나리오 한권을 읽었다. 사실 난 읽다가 차 안에서 자려고 했었지. 그런데 10페이지 정도 읽다가 이거 뭐야, 한 거다. 그래서 다음 휴게소에서 차 세우라고 했다. 인삼랜드란 휴게소에 내려서 PD랑 조감독한테 얘기했다. “이거 내가 찍으면 어떨 것 같아?” 다들 어이없어 하더라. (웃음) “괜찮지? 오케이, 내가 할게. 이 시나리오 2부만 더 준비해.” 그러고는 촬영장에 가서 재영이랑 유선이한테 시나리오를 줬다.
-시골 고교야구부가 배경이고 퇴물 프로야구선수와 여교사, 학생들이 나오는 영화다. 어떤 점에서 끌렸나.
=내가 웬만한 장르는 다 해본 것 같은데, 휴먼드라마를 해본 적이 없다. 그런 걸 한번 해보고 싶더라. 따뜻하고 밝고, 보고 나면 행복해지는 영화 말이다. (장르적 성격을 봤을 때) 아마 이건 내 영화 중 손님이 제일 잘 안 들 거다. 그동안 영화 만들면서 200만~300만을 목표로 둔 적이 없었는데, 이건 손익 맞추려는 영화다. 45억원짜리고 250만명이 손익이다. 5월 마지막주나 6월 첫쨋주에는 촬영에 들어갈 거다. <이끼> 개봉할 때는 반쯤 찍었겠지.
-빨리 발표를 한 것을 두고 사업적으로 초조한 상황 탓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다른 거 없다. 연출자로서의 갈증이다. 지난 2, 3년 동안 많은 영화를 제작하고, 투자하면서 내가 좀 지친 것 같더라. 세월이 흘러가면서 불안감이 느껴진 것도 있다. 우선 내가 영화감독인데, 내 영화에 정말 신경을 안 쓴 것 같더라. <이끼>를 찍으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그동안 영화를 우습게 알았던 것 같다. 특히 내가 찍는 영화에 대해서 말이다. 드라마를 만드는 게 이렇게까지 힘든 건지 처음 알았다니까. 현장이 성스럽게 보일 정도였다. 과거에는 후딱 찍고 소주나 마시려고 했는데…. (웃음)
-현재 시네마서비스는 어떤 상황인가. 사실 <백야행: 하얀 어둠 속을 걷다>부터 <용서는 없다> <주유소 습격사건2>까지 회사의 명운을 바꿔줄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내가 그렇게 영화를 우습게 알았으니까 당연히 어려워졌지. <이끼>나 <글러브>로 옛날의 3분의 2만큼이라도 못 돌아가면 여기도 양아치 프로덕션 되는 거다. 사실 최악의 상황이다. 그런데 내가 찍은 영화가 있고, 또 찍을 거니까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다. 주변에서는 외부감독 5명 라인업 있는 것보다 지금이 훨씬 안정적으로 보인다고 하더라. 그래도 돈 벌면 또 다른 감독들도 영화 만들게 해야지.
-소문에는 최근 투자작들에 회삿돈이 아닌 사재를 투자했다고 하더라.
=당연히 사재지. 말하자면 CJ에 개인으로 빌린 돈이다. <이끼>가 실패하면 아트서비스고, 시네마서비스고 다 CJ 회사가 되는 거다. 기사에 그렇게 써도 된다. 법적효력이 있는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이니까. 현찰로만 100억원인데 2011년까지 못 갚으면 자동적으로 아웃이다.
-그만큼 <이끼>가 마지막 베팅 작품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2시간40분짜리 스릴러영화인가. 오히려 이전에 해오던 코미디영화가 지금 필요한 게 아닌가.
=솔직히 말하면 <이끼>에 자신감이 있다. 지금 나한테 <이끼>가 없었다면 <글러브>를 찍겠다는 발표도 못했다. 만약 내놓을 영화가 한편도 없어서 급하게 들어간다고 해도 <글러브>는 안 했을 것이다.
-만약 두 작품 모두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건가.
=그때는 다시 내가 하던 영화로 가야지. <투캅스>나 <공공의 적> 같은 건 마음먹으면 2주 안에도 찍을 수 있다. 당신이 원고지 2페이지 정도 쓴 거랑 똑같고, 저기 손홍주 작가가 사진 5, 6장 찍는 거랑 똑같다. (웃음) 그에 비해 <이끼>는 수천매를 쓴 영화이고.
-흥행타율로서는 상당한 기록을 갖고 있다. 제작자나 투자자가 아닌 영화감독으로만 살 생각은 없나. 예전부터 자기 사람들 챙기느라 더 어려워졌다는 말들이 많았다.
=난 그건 못하겠다. 내가 영화 만들어서 돈 남으면 어떻게 하나. 내가 먹어? 내가 만드는 영화에 투자할 필요도 없다. 투자가 들어오는데 뭐. 사람이고, 사내새끼라면 얻은 만큼 줄 줄도 알아야 한다. 시네마서비스는 나 혼자 키운 게 아니다. 돈을 나 혼자 번 게 아니라고. 물론 내가 제일 많이 벌었지. 하지만 <주유소 습격사건>도 있었고, <텔미 썸딩>도 있었고, <왕의 남자> <여고괴담>도 있었다. 만약 내가 정말 개털이면, 미안한데 나 찾지 마라 그러겠지. 하지만 아직은 건재한데 그럴 수 있나. 물론 당분간은 내 영화 위주로 할 거다. 그래도 똘똘한 감독들은 같이 데려가야지.
-올해 한국영화산업은 어떻게 보나.
=고생 많이 할 것 같다. 잔돈으로 영화 찍는 게 습관이 됐다. 퀄리티를 지켜가는 저예산이 아니라 단순히 돈을 줄이는 것으로 가고 있다. 이제는 관객도 다 안다. 투자유치가 가능한 감독들이라도 정상적인 예산으로 찍어야 한다. 영진위에서 3억, 4억 지원받아서 만들려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그게 주류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그동안 인프라 구축을 하지 못한 게 지금 데미지로 오는 것 같다. 작가들에게 투자가 적지 않았나. 책만 좋으면 20억원짜리도 40억원에 갈 수 있는데, 그런 경우가 많지 않다. 제대로 된 상업영화가 40편 정도, 많으면 50편 정도는 되어줘야 한다. 현재로서는 그런 영화가 20편이 채 안될 것 같다. 상반기에만 <방자전> <포화속으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정도던데. 그 다음이 바로 <이끼>다. 그래서 부랴부랴 만들어서 여름에 들어오려는 영화들도 있더라. 그게 좋은 거다. <이끼> 하나로 여름시장을 버티는 건 어렵다.
-최근에 인상적으로 본 영화가 있었나. 지난해에는 <다크 나이트>를 보고 놀랐다고 했다. 일단 <아바타>부터 물어보자.
=개봉하는 날 봤는데, 열 받더라. 슬프기도 했고. 아이고 참… 사실은 안 좋은 소리를 듣고 갔다. 드라마도 없고 지루하다고 해서, “그렇지 3D가 다 그런 거 아냐?” 하면서 의기양양하게 갔었다. 그런데 화가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했다. 영화 못하겠더라고. 한편으로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만약 지금 내가 <실미도>를 찍고 있었으면 얼마나 괴로웠을까 싶더라. <이끼>를 찍고 있다는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끼>로는 내가 안 진다고 할 수 있으니까.
-<실미도>처럼 대규모 영화를 다시 해볼 계획은 없나. 물론 그렇다고 3D에 도전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런 기술적인 건 당연히 못한다. 사실 난 규모가 크든 작든 상관없다. <글러브>도 작지만 미덕이 있으니까 들어가는 거다. 만약 <한반도>보다 더 크게, 구축함이나 전투기를 등장시킨다고 해도 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특별히 하고 싶은 소재가 없는 거지.
-전쟁영화가 꽤 많이 준비되고 있다. 혹시 시나리오가 들어온 적은 없나.
=시나리오가 아니라 연출의뢰가 많이 들어왔다. 과거에는 삼청교육대 이야기가 있었고, 최근에는 서해교전도 있었다. 갑자기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전화가 와서는 “이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건 당신밖에 없다”고 하더라. (웃음) “관심없습니다” 하고는 끊었다. 내가 실향민인데 전쟁영화를 찍고 싶겠나.
-2010년이 본인에게 어떤 한해가 되길 바라나.
=내년부터 영화계 전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나한테 힘이 실리는 해이길 바란다. 다른 영화를 만들어서 가는 것보다는 내가 직접 연출해서 건재하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자본을 유치해서 다시 움직여가야지. 시네마서비스가 가면 대기업들도 따라오게 되어 있다. 확실히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