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화려한 등장은 없었다. 13년 전 <프리실라>에서 깃털이 날리는 의상을 휘감은 아름다운 드렉퀸 펠리시아를 보았을 때 사람들인 호주 출신의 낯선 배우 가이 피어스의 성공을 확신했다. 예감은 적중했다. 잘난 척으로 동료들의 미움을 한몸에 사는 <LA 컨피덴셜>의 에드는 신인임에도 가히 상대역인 러셀 크로와 맞장 뜰 실력이었다. 대중의 주목은 따논 당상이던 시절, 그러나 이후 가이 피어스의 선택은 남달랐다. 성공은 곧 블록버스터라는 공식을 깨고, 그는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의 연기를 실험하느라 바빴다. <허트 로커>의 톰슨 중사는 40대에 접어든 가이 피어스가 보여주는 명연기다. 전쟁터 이라크에서 폭발물 제거반을 지휘하는 브라보 중대의 톰슨 중사. 짧은 등장이지만, 부드러운 지휘와 강한 카리스마는 가이 피어스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준다. 재능으로 반짝였던 시절 그의 모습이 아름다웠다면, 진중함으로 한톤 가라앉은 그의 연기는 정녕 브라보(!)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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