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5일 플로리다의 한 청소년 교화원에서 14살 된 소년 마틴 리 앤더슨이 죽었다. 교화원 교관들은 ‘정신 교육’을 이유로 그를 집단 폭행했고 앤더슨은 끝내 사망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교화원에서의 ‘과실 치사’는 계속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1999년 미국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사건 이후 이같은 사설 교화원 수는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팀 설리번의 호러스릴러 <드리프트우드>는 이같은 현실에서 출발했다. 약물 과다복용으로 죽은 형 때문에 괴로워하던 소년 데이빗(리키 울먼)은 부모님의 결정으로 드리프트우드 교화원에 들어간다. 폭압적인 책임자 캡틴 케네디(댈러스 페이지)는 소년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이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일에 골몰한다. 평소에도 죽은 형의 비전을 자주 보던 데이빗은 이곳에서 또 다른 혼령, 조너선과 마주친다. 조너선은 캡틴의 조카였으며 바로 이곳에서 실종되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스티븐 킹의 예전 호러물을 연상시키는 기운으로 물씬하다. 10대의 상처와 소외감이 기이한 능력을 가능케 하고, 쉽게 빠져나갈 수 없는 좁은 세계는 바깥 세계에서, 혹은 삶 전체에서 경험해야 하는 공포와 비극을 압축해 반사한다. 현실감 넘치는 소재를 포착한 것까진 신선했지만, 안타깝게도 <드리프트우드>는 기억해둘 만한 호러물의 수준에 도달하기엔 연출력의 부족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팀 설리번은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격렬한 장면을 찍을 때 자신없다는 듯 매번 빈약한 슬로 모션을 활용하고, 혼령을 묘사할 때도 <크로우>의 브랜던 리를 흉내내는 데 그친다. 동양의 한많은 여자 귀신 장르와 또 다른 호러의 차원에 접어들 기회를 놓친 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