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앤덴]
[now & then] 원영의 袁詠儀
2010-12-29
글 : 김성훈

“안돼요. 전 남자예요.” <금지옥엽>(1994)에서 매니저 고가명(장국영)의 기습키스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신인가수 임자영(원영의)이 내뱉은 한마디다. 여자임을 속이고 남자 신인가수 오디션을 본 사실이 들통날까봐 두려워서다. “나도 남자야” 하며 뒤돌아서는 고가명을 향해 임자영은 개미만 한 목소리로 “사실 난 여잔데”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숙인다. 짧은 헤어스타일을 앞세워 영화 내내 남자 흉내를 내던 원영의가 막상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수줍은 소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이다.

이후 원영의는 <007북경특급>(1994), <성룡의 썬더볼트>(1995), <금옥만당>(1995) 등 다작 출연을 하면서 ‘짧은 머리와 보이시한 매력’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구축해갔다. 약 16년이 지난 지금, <무간도4: 문도>(2007)에서 마약상 유덕화의 아내 역을 맡은 원영의에게는 세월의 흔적이 많이 느껴졌다. 늘어난 얼굴의 주름은 물론이요, 역할 비중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아졌다. 그러나 짧은 머리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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