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
Q1. 김상남(정재영)은 KBO에서 제명됐는데, 일본에 입단 테스트를 받으러 가잖아요. 제명당한 선수가 다른 나라 구단에 입단할 가능성이 있나요?
A. 본인은 야구에 문외한 인지라,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스포츠 춘추>의 박동희 야구전문기자는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일단 스카우트를 할 때는 상대국 협회에 신분 요청을 한다. 말 그대로 신분을 확인하는 게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 이유는 이 선수가 자유계약선수인지, 임의탈퇴 선수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임의탈퇴란 어떤 선수를 구단에서 기용하지는 않지만, 다른 구단과 계약하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경우를 말한다. 세 번째 이유가 약물복용등 미풍양속에 결격사유가 있는지를 알아보려는 것인데, 박동희 기자는 “KBO에서 제명당할 정도로 큰 죄를 저지른 선수라면 어느 구단에서도 데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오릭스 구단의 투수 마에카와 가스히코가 뺑소니 사고를 저지른 적이 있었다. 사고를 낸 이후에는 어떤 구단과도 계약하지 못했다. 그래서 한국에 오려고 에이전시를 통해 수소문했다더라. 하지만 한국쪽에서도 그런 선수를 왜 데려오냐는 반응이었다. 사실 제명을 당할 정도의 선수들은 대부분 구단에서 임의탈퇴로 묶어두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혹시 임의탈퇴 선수가 해외리그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박동희 기자는 기아의 김진우 선수를 예로 들었다. “무단이탈로 임의탈퇴 선수가 됐는데 일본에서 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구단이 양해를 해주었고, 그 리그가 1부, 2부도 아닌 독립리그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실의 상황을 <글러브>에 대입한다면, 극중에서 상남이 맞는 해피엔딩은 사실상 또 다른 좌절과 절망의 서막인 셈. 역시 영화는 영화다.
Q2. <강철중: 공공의 적1-1> <이끼>에도 나온 <경향신문>의 배장수 기자가 <글러브>에는 안 나오더군요. 설경구, 강신일, 정재영과 함께 강우석 감독의 4대 페르소나 아니었나요?
A. 그러고 보니 그렇다. <경향신문>의 배장수 기자는 김유진 감독의 <참견은 노, 사랑은 오예>로 데뷔해 약 50편에 이르는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한 엄연한 배우다. <엽기적인 그녀> <조폭마누라> <두사부일체> 등의 흥행작은 물론, <태백산맥> <취화선> <하류인생> 등 임권택 감독의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섭렵했다. <글러브>의 안태준 조감독에게 확인한 결과, 원래는 그를 위한 배역이 있었다고 한다. 야구부원 가운데 유일한 유격수인 진만(이현우)의 아버지 역이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극중의 진만 아버지는 당구장을 경영하며 홀로 아들을 키우는 남자다. #.47에 해당하는 그의 장면은 촬영 이틀 전에 삭제됐다. 선수 개개인의 사연을 쳐낸 강우석 감독의 선택인 한편, 배장수 기자의 스케줄 때문이었다고. #.47에 나올 경우 마지막 경기장면에도 나와야 하는데 7, 8일간의 촬영기간 동안 데스크를 비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안태준 조감독은 강우석 감독이 평소 작품을 준비할 때마다 배장수 기자를 위한 배역을 염두에 둔다고 말했다. “과장없이 설렁설렁 연기를 하시는데, 평범한 중년 남성의 느낌이 사실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감독님도 그분의 연기를 상당히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소셜 네트워크>
Q3. 페이스북의 입사전형은 어떻게 치러지나? 아니, 마크 저커버그처럼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A. <소셜 네트워크>에 나오는 페이스북 인턴채용 시험장은 가관이다. 응시자들은 기본으로 3분마다 앞에 놓인 술을 원샷하는 위에, 코드 10줄 쓸 때마다, 해킹 감지할 때마다, 팝업을 늦게 클릭할 때마다 추가로 들이켜야 한다. 하지만 안심하라. 현행 페이스북 입사전형은 꽤 상식적이다. 2010년 말 지원자 경험담에 따르면, 이력서 제출 2주 뒤 온라인으로 해당부서의 실무 필기시험을 치르고 통과할 경우 30여분에 걸친 한두 차례의 전화 인터뷰가 잡힌다. 이력서를 메주 밟듯 검토하는 전화 인터뷰에 합격하면 현장 연쇄면접이 기다린다. 특이한 길로는 페이스북 사이트의 퍼즐을 푸는 법이 있고, 페이스북이 매년 여는 알고리즘 프로그래밍대회 ‘해커컵’에서 입상하면 가산점이 예상된다. 당연히 바늘구멍이지만 뭐, 가입자가 삽시간에 6억명으로 불어난 서비스니 일손도 계속 달리지 않을까. 그리고, 마크 저커버그 되는 법. <소셜 네트워크>식으로 추론해보면 열일곱살 즈음 획기적 음악 다운로드 프로그램 하나 개발해주고, 학교에서 코드 수식이 떠오르면 반드시 기숙사 유리창에 쓰되 가능하면 하얀 펜을 사용해야 화면발이 좋다. 재학 중 구글 따위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와도 꿋꿋이 물리치고 오직 창업의 길을 간다. 참 쉽다. 그런데 우리 우선 <초보자를 위한 C언어 40일 완성>부터 사러 갈까?
<평양성>
Q4. <평양성>의 삼국시대 이야기는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A. 누나만 아홉이라 돈 벌러 전쟁터에 나선 청년 가장 신라 병사 문디(이광수), 계속된 전쟁으로 온 가족을 잃고 분노에 가득 차 전투에 지원한 갑순(선우선), 그리고 군대에 두번이나 가서 고구려 여인 갑순과 결혼까지 하게 되는 거시기(이문식)를 살펴보자. 일단 당시는 전쟁이 나면 집집마다 장정 하나씩 차출되는 사회였다. 제작자이면서 시나리오를 쓰기도 한 타이거픽쳐스 조철현 대표는 “당시는 거의 1년에 1.5회꼴로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던 전쟁의 시대였다. 문디처럼 출세하러 나가는 남자도 있고 거시기처럼 또 불려가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연개소문의 실제 여동생 ‘연수영’에서 모티브를 얻은 갑순의 결혼에 대해서도 ‘삼국시대의 특수성’에 대해 지적한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결혼도 사실은 ‘파계’가 아니라 당시 시대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수 있다. 사회의 생산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남자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것은 굉장히 정치적인 선택이기도 하다”는 게 그의 얘기다. 덧붙여 “국경의 경계가 다소 희미한 당시 상황에서 영화처럼 국경 근처에서 남녀 중매 같은 일도 빈번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삼국시대에는 결혼도 현재와 같은 어떤 ‘계약’ 관계가 아니었을 것이며, 남녀관 역시 시대 상황에 비추어볼 때 오히려 지금보다 자유로웠을 거란 얘기다.
<카페 느와르>
Q5. 커피숍 테이블에 있던 택배물에 불을 지르는 장면이 있어요. 주위에서 가만히 있으니까 불안하더군요. 실제 카페에서 그렇게 불을 내면 어떻게 되죠?
A. 카페에 불을 질러볼 수도 없고, 이걸 어쩌나 싶었다. 일단 자주 가는 카페 사장한테 물어봤다. 홍대에서 카페 NEMO를 운영하는 이강현 사장은 먼저 난감해했다. 한참 뜸을 들인 뒤 나온 답변은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잔을 드린 뒤, 다시 불을 낼 경우에 대비해 테라스석으로 안내하겠다”는 거였다. “그러고 보니 아직 제가 화재보험에 가입을 안 했네요. 이른 시일 내에 가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그의 말이 왠지 카페 홍보 같아서, 이번에는 커피전문점 체인인 스타벅스 코리아의 홍보담당 박한조 주임에게 물어봤다. 그 역시 난감해했다. “운영수칙에 따르면, 저희는 항상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있습니다. 화재가 날 경우에는 당연히 고객을 먼저 대피시킨 뒤, 관계 관공서에 연락하는 걸로 1차 조치를 하게 됩니다. 상식적으로 그렇지 않나요?” 사실 영화 속 그 장면은 정성일 감독이 목격한 사례를 영화에 삽입한 거라고. 실제 상황에서는 카페 점원이 달려와 불을 지른 이의 뺨을 때렸다고 한다.
<이층의 악당>
Q6. 30대 후반 여성이다. <이층의 악당>을 보니 사기꾼 창인(한석규)이 위장 셋방살이를 하다가 결국 집주인 연주(김혜수)와 비슷한 우울증을 앓더라. 우울증도 전염되나?
A. 윈스턴 처칠은 우울증을 ‘나의 검은 개’라고 불렀다. 통계적으로 여성의 1/6이 인생의 한 시점에 이 검은 개를 만나 함께 걷는다. 우울증은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등 신경전달물질 수치가 감소하면서 발생하므로 병균이 옮겨가는 의미의 감염은 당연히 없다. 다만 옆사람의 무력감과 불쾌감에 동조하는 현상은 일어날 수 있다. <이층의 악당>은 두 주인공뿐 아니라 모든 극중 인물을 통해 사회에 만연된 초조와 히스테리를 그린 경우다. 그럼 중년 여성은 각별히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집단일까? 정신과 전문의 배기영 박사는 호르몬과 우울증 사이에 직접적 관계는 없다고 답한다. “당신 왜 우울증 걸린 줄 알아? 몸이 안 바빠서 그래. 요즘 여자들 뭐 하는 일이 있어야지”라는 극중 대사의 신빙성도 문의했다. “직장생활을 하면 다양한 상황과 사람을 경험하니 기분 전환의 기회가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중도 이상 우울증은 업무수행능력도 손상시키므로 책망하면 상처만 커진다. 최근에는 폐경을 ‘완경’(完經)이라고 고쳐 부르며 축하하는 문화도 생겼다. 인생의 각 시기를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시라노; 연애조작단>
Q7. 시라노 연애조작단에 일을 의뢰하면 견적이 어느 정도 나올까요?
A. 지난 1월16일에 방영된 MBC <시사매거진 2580> 보셨나. 헤어진 연인과의 재회를 주선하는 이벤트 회사의 허와 실을 보도했다. 고객당 많게는 1600만원에서 적게는 375만원 정도의 돈을 받는데, 실제 작업에 들어가는 돈은 20만원에서 6200원 정도라니, 바가지도 이런 바가지가 없다. 그런데 정말 시라노 연애조작단처럼 작전을 벌인다면? 서비스의 단가는 투자비용과 그에 따른 수익성을 고려해 정해지게 마련이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이 이 사업에 투자하는 비용을 먼저 산출해보자. 단원 4명의 인건비, 사무실로 사용하는 극장임대료, 작전을 중계하는 봉고차 1대, 그 안에 들어가는 모니터와 음향장비들, 그외 노트북, 프로젝터, 개당 몇백만원씩 한다는 초소형 무전기 등등. 게다가 때에 따라 아르바이트도 쓰고 카페도 대여하고 강우기도 부르고, 멀쩡한 건물을 개조하기도 한다. 물론 이 장비들의 감가상각비도 따져야 할 것이다. 기본 견적을 계산해보려다 감가상각비에서 포기하고, 그냥 감독에게 물어봤다. 김현석 감독은 “원래는 극중의 이상용(최다니엘)에게 견적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때 설정한 금액이 7천만원이었다. 이건 병훈(엄태웅)이 일부러 세게 부른 금액이었으니까, 앞부분에 나오는 현곤(송새벽)은 3천만원 정도가 아니었을까? 물론 실제 사업을 벌인다면 서비스를 세분화해서 가격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웃음)” 대충 잡아서 5천만원이라고 할 때, 당신이라면 의뢰를 하겠나? <씨네21>의 김성훈 기자는 “이민정 같은 외모의 여성과 연애가 가능하다면 의뢰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일에 5천만원을 태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연애도 알아서 잘하지 않을까?
<아이 엠 러브>
Q8. <아이 엠 러브>의 엠마(틸다 스윈튼)가 아들 친구 안토니오가 만든 새우 요리를 한입 먹더니 대오각성한 석가모니와 수태고지받은 마리아를 합친 표정을 짓더라. 도대체 무슨 요리기에?
A. 성황리 연재된 본지 칼럼 ‘그 요리’의 필자 박찬일 셰프에게 무턱대고 감별을 의뢰한 결과, 문제의 요리는 ‘시고 달콤한 소스를 곁들인 새우와 라타투이’(감베리 콘 카포나타 에 살사 아그로돌체, gamberi con caponata e salsa agrodolce)로 추정됐다. 이탈리아식 라타투이는, 가지와 잣을 곁들인 남부식과 양파, 피망, 샐러리를 쓰는 북부식이 있는데 밀라노 배경인 <아이 엠 러브>의 그것은 전자다. 주방에서 구경한 재연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새우 껍질을 벗기고 내장을 빼낸다. 머리와 껍질을 올리브유에 살짝 볶은 뒤 월계수 잎을 넣고 푹 끓여 만든 소스를 걸러서 레몬즙과 설탕을 넣어 아그로돌체 소스를 완성한다. 2. 파프리카와 양파, 샐러리를 썰어서 소금간으로 올리브유에 볶는다. 곁들일 오징어도 살짝 볶는다.3. 새우를 팬에 적당히 익혀서 볶은 야채를 깔고 낸다. 소스를 뿌리고 곁들임, 레몬즙, 후추를 더한다. 주의사항 하나. 새우는 쉽게 단단해지므로 굽기 전에 살짝 데쳐야 수분을 보존할 수 있다. 둘. 블로그에 올릴 사진 찍다가 새우살 단단해져도 책임 못 진다. 자랑질과 맛 중 하나만 골라라. 덧붙여 박찬일 셰프는, 요리사 역 배우가 조리하는 손놀림은 물론 주방에 서 있는 포즈마저 숙련된 요리사의 품새였다고 호평했다. 여러모로 해냈어, 안토니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Q9.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처럼 당시 정조는 실제로 비밀탐정을 이용했나요?
A. 먼저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은 <방각본 살인사건>으로부터 이어지는 김탁환 작가의 두 번째 ‘백탑파’ 시리즈 <열녀문의 비밀>을 바탕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의 도입부에는 부패 관료들의 배후를 알아내기 위해 정조가 최측근에게 비밀리에 수사를 지시하는데, 그에게 내린 정5품의 벼슬이 바로 찾을 ‘探(탐)’, 바를 ‘正(정)’ 즉 올바름을 밝혀내라는 의미의 ‘탐정’이었다고 나온다. 실제로 정조는 비밀어찰 등을 이용해 막후정치를 펼쳤던 군주로 꼽히는데, 비리와 억울한 사건을 비밀리에 수사하기 위해 당시 사법기관이었던 한성부와 별개로 학식과 무예가 뛰어난 비밀탐정을 측근으로 삼아 암행감찰을 펼친 것으로도 추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석윤 감독은 “자료를 조사하면서 조선시대에 ‘어사’가 공식적인 탐정 일을 했고 사립탐정도 많았다고 알고 있다”며 “사립탐정은 주로 권세를 누리던 양반이 이런저런 이유로 사소한 것에서부터 꽤 정치적인 것까지 밝혀내는 데 고용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조의 비밀탐정으로 추측되는 인물이 역사서에 정확하게 기록된 바 없으나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은 있다. 일본 에도 막부시대,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이뤘음에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그 생애가 완전히 베일에 가려진 화가 ‘샤라쿠’가 정조의 명을 받고 일본의 실상을 파악하러 간 단원 김홍도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던 것. 일본에서 샤라쿠가 활동한 시점이 김홍도의 생애 가운데 이상하리만치 기록이 없는 해와 일치한다는 점에 근거한 주장이다.
<쩨쩨한 로맨스>
Q10. 영화를 보면 다림(최강희)이 정배(이선균)에게 이상한 섹스 체위들을 알려주잖아요. 이 체위들을 실제로 해봐도 몸에 무리가 없을까요?
A. 섹스에는 당연히 몸의 무리가 따른다. 좀 편한 섹스와 더 힘든 섹스가 있을 뿐이지. 제작진이 밝힌 바에 따르면, 영화에 등장하는 무소의 뿔, 신화 속 새 체위는 카마수트라에서 가져온 것이고 ‘아기코끼리’는 인터넷에서 떠도는 체위다. 어디까지나 문헌으로 알려진 체위들이니, 처음 카마수트라를 쓴 사람과 인터넷에 올린 사람은 물론이고 이런 문헌들을 본 사람 가운데 분명히 시도해본 이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면 당신은 ‘야동’도 안 봤냐고 되묻겠다. 아기코끼리 체위는 여성이 남성의 얼굴을 뒤로하고 앉는 방법으로 몸에 가장 무리가 없을 체위다. 야동에서는 주로 후배위의 전 단계로 묘사된다. 각도만 180도 내리거나 올리면 된다. ‘신화 속 새’(사진 참조)는 남성의 근력이 좌우하는 체위로 AV에서도 90년대 일본 AV의 스타였던 초코볼 무카이나 태닝한 피부와 잘 다듬어진 근육이 강점인 구로다 마사히로의 출연작 정도에서 볼 수 있다. ‘무소의 뿔’은 남자가 서 있는 상태에서 마주 본 여자가 물구나무를 선 자세라고 하는데, 분명 남성과 여성의 근력이 조화를 이루어야 가능할 법한 체위로 AV에서도 본 적이 없다. 카마수트라는 남녀의 이상적인 육체적, 정신적 합일을 위해 연구됐다고 한다. 그런데 왜 굳이 이런 체위롤 통해서 합일을 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어쨌든 이런 체위들을 무리없이 소화하는 섹스머신이 되고 싶다면, 일단 연인과 함께 헬스클럽부터 등록하자. “남자 몸에 참~ 좋다”는 산수유도 추천한다.
<투어리스트>
Q14. <투어리스트>를 보면, 조니 뎁이 기차 안에서 전자담배를 피우잖아요. 이게 가능한가요? 그럼 전자담배는 극장이나 백화점 같은 곳에서 피워도 아무 상관없는 거예요?
A. 법적으로는 안된다. 이미 누군가가 네이버에 물어봤다. “기획재정부의 요청에 의한 법제처 보도자료에 따른 유권해석(2008년 11월12일)에 의하면 연초의 잎에서 추출한 니코틴 농축액이 들어 있는 필터(카트리지)와 니코틴을 흡입할 수 있게 하는 전자장치로 구성된 전자담배는 ‘담배사업법’에 따른 담배에 해당한다”라는 게 답변이다. 하지만 종로구에 위치한 A전자담배 대리점의 P실장은 좀 다르게 말한다. “법적으로는 안되지만, 연기나 냄새가 없기 때문에 눈치껏 피우는 게 훨씬 수월합니다.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수증기는 말 그대로 수증기라 연기 감지기에 걸리지 않아요. 누군가가 달려와서 방금 담배 피우지 않았냐고 추궁해도 냄새가 안 나니 걸릴 게 없죠. 장시간 비행을 하는 분이나 기차를 타는 분은 잠깐 화장실에 가서 피우셔도 됩니다. 저도 처갓집이 부산이라 자주 KTX를 타는데, 화장실에서 피우곤 해요. (웃음)” 한마디로 불법이지만 걸리지 않으니 불법이 아니란 이야기. 하지만 KTX에서 조니 뎁처럼 피우다가는 분명 과태료를 물어야 할 거다. 첨언하자면 무엇보다 전자담배의 가장 큰 약점은 ‘간지’가 안 난다는 것이다. <투어리스트>에서 안젤리나 졸리는 말한다. “남자라면 진짜 담배를 피워야죠.” 그래서 영화 속의 조니 뎁도 결국 시가를 태운다. 애연가인 영화감독 H도 “일일이 니코틴을 넣어야 하는 과정이 구차스러워 보여서 별로”라고 말했다.
<황해>
Q12. 구남(하정우)처럼 서울에서 부산까지 시내버스로만 이동하는 게 가능한가요?
A. <황해>의 구남은 검문을 피해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한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뭔가 미심쩍다 싶으면 내려서 산 하나를 통째로 넘는 식이다. 실제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이동한 경우는 과거 방송에도 보도된 적 있다. 그게 한참 전의 일이니 노선과 요금은 대폭 달라졌을 터. 가장 최근에 이를 시도한 네티즌을 수소문했다. 바로 이름부터 ‘버스타임’(blog.naver.com/quizlovecom)이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인 이동헌씨였다. 종종 시내버스만으로 전국일주를 즐긴다고 하는 그는 정말로 시내버스만 이용해서 하루 만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간 적 있다. 지난 2009년 새벽 3시59분 서울 사당역에서 7770번 좌석버스 첫차를 타고 출발해 밤 10시26분 부산 덕천 지하철역에 무사히 도착한 것. 총 18시간 25분이 걸렸으며 버스를 21회 갈아타는 동안 총 3만6500원의 비용이 지출됐다. 서울-부산 KTX 주중요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다. 후불교통카드를 이용한 관계로 서울, 경기지역에서는 환승이 가능해 비용을 더 절약할 수 있었다. 실제로 시내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구간은 짧으나마 도보로 이동했고 이미 출발한 버스를 쫓아가서 올라탄 적도 있으니 배차시간을 고려하면 “운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Q13. 면가(김윤석)가 소 뼈다귀로 수십명을 상대하는 게 가능한가요?
A. 강남 논현동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모 설렁탕집을 찾아가 잘 보이려고 제법 비싼 갈비찜을 주문한 뒤 K실장님께 질문을 드렸다. 일단 “뚜렷한 사계절 속에서 생활하는 한우가 추위를 견디기 위해 뼈와 근육에 많은 무기물을 저장하기에 아마도 호주산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고 전제한 그는 “국물을 우려낸 경우 세기가 약해졌을 수도 있다”며 “그 뼈로 수십명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끝의 뭉툭한 부분으로 정확하게 때리는 게 아니라면 야구 배트 등에 비해 그렇게 아프지도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야말로 테크니션이 아니라면 다루기 힘든 무기라는 얘기인데 바꿔 말해 살인기계 면가의 실력을 방증하는 얘기이기도 하다.
<렛미인>
Q11. <렛미인>에서 크로 모레츠가 먹는 피는 피인데도 맛있어 보였어요. 만약 유사시에 극심한 배고픔과 갈증을 겪는 상황에서 함께 있던 사람이 죽었을 경우, 그의 피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갈증 해소와 영양소 보충이 될까요?
A. 죽지 못하면 마셔야지 별수 있겠나. 그런데 왠지 마신 피의 양보다 구토로 나오는 양이 더 많을 것 같다. 어쨌든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현재 충남의 어느 군부대에서 군의관으로 복무 중인 의사 H씨는 “피로 영양소 보충을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피 속에 있는 여러 혈구세포가 영양분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고, 혈장은 영양분을 운반한다. 이 영양분이 미네랄, 글루코스트 등이다. 물론 옆에 죽은 이가 물도 못 마시고 밥도 못 먹은 패스팅(Fasting, 공복) 상태라면 글루코스트는 없을 거다. 어쨌든 십자군 전쟁시 프랑크군이 말의 피를 마셨다는 문헌도 있지 않나.” 하지만 H씨는 피로 갈증 해소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혈액에는 염분과 단백질, 요산(Uric acid) 농도가 높다. 이걸 걸러내는 데 많은 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혈액을 마셔서 얻는 수분의 양보다 잃는 양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피를 마실 때 몇 가지 염려되는 점도 함께 물었다. 첫 번째, 아마도 피를 마실 지경까지 갔으면 이미 오줌 따위는 가뿐히 거쳐갔을 텐데, 피와 오줌을 비교할 때는 어떤가. “오줌은 절대 안된다. 오줌은 요소(Urea)가 상당히 많은 짠물이다. 갈증날 때 소금물 마시는 건 자살행위 아닌가. 그처럼 오줌은 마신 양보다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한다. 오줌보다는 피를 추천한다.” 그렇다면 나와는 다른 혈액형의 피를 마시는 건 어떨까. H씨는 한마디로 정리했다. “선짓국 먹을 때, 소의 혈액형 따져서 먹는 거 아니지 않나. 수혈을 할 때는 항원, 항체반응이 문제가 되지만 먹는 건 상관없다.” 아울러 H씨는 “남의 피를 마시게 될 때는 꼭 상대방에게 숨이 붙어 있을 때 빨대를 꽂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를 채울 만큼 마시기도 전에 응고될 것이라는 이유다.
<라스트 갓파더>
Q15. <라스트 갓파더>의 돈 카리니(하비 케이틀)는 한국에서 언제 어떻게 수미와 만나 사랑을 나누고 영구(심형래)를 낳게 됐을까.
A. 배경은 1950년대 뉴욕. 영구가 고생을 좀 해서 늙어 보일 뿐 영화상으로는 사실상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으로 나온다. 계산을 해보면 돈 카리니는 마피아의 세력 다툼에 쫓겨 1920년대 한국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1920년 1월20일 효력을 발휘한 금주법으로 인해 술을 밀매하는 갱 조직이 날뛰던 광란의 1920년대, 그러니까 <대부>의 젊은 돈 콜레오네(로버트 드 니로)가 막 성장하던 그 시기에 돈 카리니는 세력 다툼에서 밀려나 한국으로 몸을 숨겼을 것이다. 일단 현재 입시학원에서 학생들에게 언어영역을 지도하고 있는 오랜 친구 P군에게 물었다. 그는 돈 카리니가 맨 처음 ‘영구’를 발음할 때 ‘영’에 악센트를 두지 않고 ‘구’를 길게 올리는 것에서 경상도가 아니라 경기도 지역에서 지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것은 분명 돈 카리니가 서울·경기지역에서 수미를 만나 한국말을 배웠을 거란 얘기다. 한편, 25사단에서 연락장교로 있다 1포병여단으로 파견돼 근무한 경험이 있는 CJ엔터테인먼트 최민수 과장은 돈 카리니가 한국으로 도피성 해외파병을 자원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혹독한 세력 다툼 속에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꽤 신빙성있는 얘기다. 그 역시도 파견근무 도중 여 헌병 대위를 흠모한 경험이 있다며 “야간근무와 부대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수송창고 등에서 영구를 잉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쓸쓸한 표정으로 눈덮인 먼 산을 바라보았다.
<베리드>
Q16. <베리드>에서 지하 관 속에 갇힌 폴 콘로이(라이언 레이놀스)는 실제로 얼마나 살 수 있을까. 그리고 휴대폰 배터리나 통화 품질은 어찌 그리 좋을까?
A. 몇년 전 비슷한 사건을 겪은 적 있는 <CSI>의 길 그리섬 반장과 연결을 시도했다, 고 말하면 거짓말이고 당시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해봤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연출해 화제가 됐던 <CSI: 라스베가스> 시즌5의 마지막 에피소드 <Grave Danger>에서 닉 스톡스(조지 이즈)는 납치돼 생매장당한다. 정확하게 관은 아니지만 규모나 기타 등등 관과 같은 크기라 보면 된다. 당시 길 반장은 “내부가 24제곱피트로 보여. 대략 600리터 정도의 공기가 있을 텐데 한 번 호흡에 0.5리터 정도가 소모된다고 가정하면 분당 12번 정도 호흡할 거야. 하지만 현재 정신적 공황 상태이니 그 2배 정도는 될 테고 내 계산이 맞다면 1시간15분 정도 살 수 있어”라고 말한다. 이는 대략 <베리드>의 러닝타임과 맞아떨어지는 분석이다. 다음으로 폴 콘로이가 소지한 블랙베리 기종의 배터리와 통화 품질에 대해 친구 중 S전자에 근무하는 세 아이의 아빠인 이모 대리에게 문의했다. “바쁜데 쓸데없는 것 좀 묻지 마세요”라고 전제한 그는 “<베리드>에 나온 기종은 ‘블랙베리 커브 8330’ 혹은 ‘블랙베리 볼드 9000’ 중 하나로 보이는데 둘 다 5시간여의 긴 통화시간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메일이나 메시지가 이동통신사 서버를 거치지 않고 캐나다 본사를 거치는 보안의 우수성이 큰 장점”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또 다른 S대기업 계열사에 근무하는 강모 사원은 이라크와 미국 사이의 통화가 너무나 깨끗한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통화 품질은 기기문제와 별개로 사업자망의 품질도 중요한데 이라크의 경우 망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며 “어쨌건 원활한 이야기 전개를 위해 통화 품질의 리얼리티까지 고려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1>
Q17. 10년차 해리 포터의 팬이다. 결국은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맺어질 거라 믿었는데 실망이다. 해리보다 론이 헤르미온느 마음에 드는 이유가 납득이 안 간다.
A. 일단 헤르미온느가 원작자 조앤 K. 롤링이 강하게 동일시하는 캐릭터임을 고려할 때, 론의 모델이 롤링의 절친한 벗 션 해리스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또 세 주인공 중 제일 미성숙한 캐릭터였던 역으로 론은 시리즈를 통해 가장 큰 성장 폭을 보여주는데 지적이고 모성애가 강한 헤르미온느의 평강공주 기질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요컨대 론은 헤르미온느의 짝이 되기 위해 열심히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론은 근사한 애인은 아니더라도 훌륭한 팀원이다. 체스 게임 전투 에피소드가 입증하듯 론은 겁이 많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결코 도망치지 않는 사람이며, 어리숙해 보이지만 남들과 전혀 다른 각도의 아이디어를 떠올려 꼬인 상황을 곧잘 풀어낸다. 반려자를 동지의 관점에서 바라볼 헤르미온느에게 커다란 매력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설득이 안된다면 이건 어떤가. 해리는 헤르미온느를 울린 적이 거의 없지만, 론 때문에 헤르미온느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