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자에게는 두 얼굴이 있다. 하나는 (프렌치-시크라고 불리는) 우아함, 다른 하나는 유들유들한 야비함이다. 그 옛날 프랑스에서 전자를 대표한 건 알랭 들롱, 후자는 장 폴 벨몽도였다. 지금은? 글쎄. 확실한 건 후자를 뱅상 카셀이 거의 완벽하게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증오>(1995)를 통해 우리에게 처음으로 얼굴을 각인시켰다. 마티외 카소비츠의 대담무쌍한 데뷔작에서 그는 분노하는 현대 프랑스 청춘의 완벽한 페르소나였고, 악동의 이미지는 <도베르만>(1997)과 <돌이킬 수 없는>(2002)으로 이어졌다. 모두가 생각했다. 과연 뱅상 카셀의 얼굴이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뱅상 카셀은 고정된 이미지를 깰 생각이 없어 보인다. <오션스 트웰브>(2004), <이스턴 프라미스>(2007) 같은 영어권 영화에서도 그는 한결같았다. <블랙 스완>에서 뱅상 카셀은 백조 내털리 포트먼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발레 감독을 연기한다. 야비하고 비열하고 예술적이다. <증오>의 성난 아이는 여전히 뱅상 카셀 속에 살아 있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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