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1995)
청소년 관람불가|97분|드라마
증오
인종차별과 가난, 폭력이 가득한 파리 빈민가 방리유의 세 젊은이가 겪는 어느 24시간의 이야기다. 푸른 공처럼 보이는 지구, 그 위에 화염병이 떨어지고 불길에 휩싸인 화면이 흑백으로 변하며 시작되는 [증오]는 힘이 꿈틀대는 영화다. 그 힘은 현재도 폭발 중인 프랑스의 실업과 인종문제라는 현실과 정면대결한 젊은 감독 마티유 카소비츠의 전략에서 나온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영화의 짜임새 또한 독특하다. 시간 별로 다큐멘터리처럼 그린 정교하고 팽팽한 이야기 사이로 초현실적인 환상들이 끼어들기도 하고 흑백화면은 MTV처럼 화려하면서도 힘있다. 밥 말리의 레게에서 프랑스 랩그룹들의 읊조림까지 음악 또한 영화에 리듬감을 더한다. 새벽 0시 0분 아랍 소년 아델이 경찰의 고문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실업자인 유대인 빈츠, 아랍인 사이드, 흑인 위베르는 하릴없이 거리를 헤매며 세상에 대한 증오를 키운다. 이들의 삶의 목표는 21세기가 될 때까지 살아남는 것. 이 거리에서는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아델은 죽고 경찰의 실수로 빈츠는 총에 맞고 위베르와 경찰은 서로 머리에 총을 겨눈다. 불안한 이들의 현실은 끝없이 추락하면서도 "아직은 괜찮아"를 되뇌이는 마지막 대사와 겹친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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