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알지못함'에서 비롯된 충격적 공포에 사로잡힌 목소리 <폰티풀>
2011-03-30
글 : 김용언

한적한 소도시 폰티풀. DJ 매지(스티븐 맥허티)는 마을의 온갖 소식을 전하며 무료한 생방송을 진행한다. 그런데 수상한 제보가 하나씩 들어온다. 알코올 중독자와 경찰의 대치, 병원을 둘러싼 폭동, 그리고 주민들 사이의 집단살인까지. 이어 알 수 없는 주파수를 통해 이상한 메시지가 들어온다. “안전을 위해서는 가족조차 피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특정한 단어를 발설하지 마세요. 프랑스어로 말하세요.” 공포에 떨던 PD 시드니(리사 홀)와 기술 담당자 로렐-앤(조지나 라일리)은 자신들에게도 죽음의 위협이 닥쳤음을 깨닫는다.

<폰티풀>은 극소수의 등장인물만으로, 라디오 방송국에서 거의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은 채 영리하게 진행되는 좀비스릴러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던 작은 시골 마을이 돌연 좀비와 집단살인의 장으로 뒤바뀔 때의 충격이, 비주얼이 아닌 DJ의 당황한 목소리로만 전달될 때 상상력은 더욱 크게 발휘된다. 한치의 오차없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인과관계라든가 불필요한 슬래셔 묘사를 최소화한 채 ‘알지 못함’에서 비롯된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힌 인간들의 반응 숏만으로도 간담이 서늘하다. 하지만 영어와 프랑스어의 대립을 묘사하는 부분은 캐나다 내 프랑스인들의 독립투쟁 역사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주인공 매지 역의 스티븐 맥허티는 <왓치맨>의 나이트 아울로 친숙한 얼굴이다. 캐나다의 ‘2008년 올해의 영화10’에 선정된 바 있는 2009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화제작. 3월24일부터 IPTV와 각종 다운로드 전문 사이트를 통해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며 3월26일 미로스페이스에서 단관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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