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한다.
=이름 이민지, 스물네살, 수원대 연극영화학부 연기전공이다.
-연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원래 수영을 꽤 오래 배웠기 때문에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체대를 가라고 권했다. <짐승의 끝> 찍을 때도 조성희 감독님이 어깨 넓다고 매번 놀리셨다. (웃음) 나도 막연히 그럴까 했는데 중학생 때 단체로 연극 관람을 한 다음 생각이 달라졌다. 고등학생 때 명동 YWCA의 연극 동아리에 들어갔다. 집이 부천인데, 부천과 명동을 왔다갔다 하면서도 힘든 줄 몰랐다. 취미가 전공이 되어버린 셈이다.
-<짐승의 끝>을 찍기 전에 조성희 감독에 대해 들은 얘기가 있었나.
=전혀 몰랐다. 필름메이커스 사이트에 올린 내 프로필 사진을 보고 연락 주셔서 만났을 때, <남매의 집> DVD를 주셔서 처음 봤다. 깜짝 놀랐다. ‘이분, 장난 아니네’ 하는 생각이 들더라.
-박해일, 유승목, 박세종 등 출연진 모두 대단한 포스를 뿜어낸다.
=출연진 중 연기 경력으로 따지면 내가 제일 꼬마였다. 극중에선 순영이가 모든 사건을 만들어내는 캐릭터라 촬영 직전까지 부담이 장난 아니었다. 연기할 때도 아주 무서웠다. 순영이가 자전거남한테 폭행당할 뻔하는 장면 찍을 때 유승목 선배가 나를 쳐다보는데 그 표정이… 나 이러다가 정말 큰일나는 거 아니야 싶을 정도로. (웃음) 그때 겁에 질린 순영 얼굴은 연기가 아니었던 거다.
-<짐승의 끝>을 찍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정말 추웠다. 정말, 정말, 정말. 영화에서 자전거남이 박카스병을 던지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박카스 몇 방울이 내 얼굴에 살짝 튀었다. 순식간에 얼더라고. (웃음) 촬영하면서 위아래 합쳐서 일곱벌은 껴입었던 것 같다.
-최근 활동은.
=<짐승의 끝> 이후에 찍은 단편이 <부서진 밤>이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서 은곰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개를 키워봐서 알아요>의 이우정 감독님의 신작 단편 <애드벌룬>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