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리플리>
연출 최이섭 | 각본 김선영 | 출연 김승우, 이다해, 박유천, 강혜정 | 5월30일부터 월·화요일 밤 9시55분 | MBC
방탕한 부잣집 아들 주위를 맴돌며 그를 모방하던 가난한 청년(리플리)은, 자신이 곧 부잣집 아들이라는 착각에 사로잡힌다.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재주꾼 리플리>의 줄거리다. 하이스미스가 만들어낸 이 섬뜩한 캐릭터가 어디선가 언급된다면, 그건 분명 욕망과 거짓된 환상을 설명하기 위한 보조장치로서의 역할일 것이다. <짝패>의 후속작으로 알려진 <미스 리플리>는 제목에서 연상 가능하듯 욕망에 사로잡혀 거짓말을 일삼으며 점점 자신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고아로 불행한 유년 시절을 보낸 20대 여성이 학력을 위조해 출세하지만,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려는 거짓말을 반복하게 되면서 파멸의 위기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이쯤에서 선명히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2007년 학력 위조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스캔들로 전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그녀, 신정아다. <미스 리플리>의 제작진이 직접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이 작품은 학력 위조로 인한 거짓말과 여주인공을 둘러싼 남성 캐릭터들의 사랑을 주요 소재로 삼는다는 점에서 ‘신정아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드라마임을 부인할 수 없다. 분명한 건 <미스 리플리>가 들여다보려 하는 것이 한국사회 기저에 끓고 있는 출세의 욕구와 그로 인한 위선의 과정이라는 점이다.
<미스 리플리>가 펼칠 ‘거짓말 퍼레이드’의 주인공은 이다해다. 6년 전 그녀가 연기했던 <마이걸>의 귀여운 사기꾼 주유린을 기억하는 시청자라면, 이번 작품에서 그녀가 선보일 장미리 캐릭터와 비교하며 시청하면 흥미롭겠다. 이다해와 멜로 라인을 형성할 인물로는 김승우, 박유천이 출연한다. 김승우는 오직 성공을 위해 전력질주해왔으나 장미리를 사랑하게 되면서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하는 호텔지배인 장명훈을, <성균관 스캔들>로 인상적인 배우 신고식을 치른 박유천은 장미리로 인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일본의 유명 리조트사 회장 아들 유타카를 연기한다.
UP_<4001>의 성공을 떠올려보라. 학력 위조와 출세의 욕망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
DOWN_등장인물의 욕망이 과도하면 종종 드라마가 막장으로 가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