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여타의 '삼국지' 영화 중에서 가장 개성이 넘치다 <삼국지: 명장 관우>
2011-05-18
글 : 주성철

결국 감독이 다르면 영화도 다르다. 같은 무협 블록버스터라도 서극(<칠검> <적인걸>)과 진가신(<명장>)이 만들면 이인항(<삼국지: 용의 부활>)과 진가상(<화피>)의 영화와 다르듯 맥조휘, 장문강의 <삼국지: 명장 관우>도 그러하다. <무간도> 시리즈를 함께 쓰고 <절은풍운>으로 흥행감독 반열에 오른 그들 역시 서극과 진가신의 뒤에 놓일 이름들이다. 관우의 일대기 중 가장 지엽적인 시기를 다루면서도 그들 특유의 색깔을 입혀놓았다.

하비성 전투 뒤 조조(장원)의 휘하에 들어가게 된 관우(견자단)는 타고난 성품으로 조조의 군에서조차 존경의 대상이 된다. 그러다 주군 유비의 생사 소식을 확인하고 떠나려 하자, 조조는 적토마를 선물하며 자신의 휘하에 두려 한다. 하지만 관우의 결심은 변하지 않고, 결국 하후돈의 장수 진기를 비롯해 조조의 신임을 얻는 장군들이 버티는 5개의 관문을 통과하려 한다.

군중 액션신보다 관우가 주군 유비에게 돌아가는 대목인 ‘오관돌파’를 중심으로 둔 것은 견자단의 개인기를 극대화하는 데 제격이다. 청룡언월도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그의 장기인 좁은 골목에서의 대결 등을 통해 견자단은 이번에도 그에게 최적화된 액션 연기를 펼친다. 주목해야 할 인물은 오히려 조조 역의 장원이다. 오우삼의 <적벽대전> 시리즈에서 장풍의가 연기한 조조와 비교해도 그는 남다르다. 관습적인 조조 캐릭터에서 한참 벗어나 털털하고 진심으로 가득 차 보이는 그의 캐릭터는 견자단의 관우를 든든하게 받친다. 라스트신의 파괴력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여타의 <삼국지> 영화 중에서 가장 개성 넘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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