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사회적 스트레스는 어디서 오나
2011-10-11
글 : 김도훈
사진 : 장훈우
사이코 스릴러 <왜곡> 들고 APM 찾은 타이 감독 논지 니미부트르

논지 니미부트르는 타이 대중영화와 영화산업의 리더다. <낭낙>으로 <타이타닉>을 침몰시킨 이후, 그는 <잔다라>와 작년 부산에 선보인 <랑카수카의 여왕> 등 타이 대중들이 아끼는 영화들을 계속 내놓았다. 그런데 올해 논지 니미부트르는 전례 없이 어두침침한 사이코 스릴러 <왜곡>(Distortion)을 들고 APM(아시아프로젝트마켓)을 찾았다. 범죄 프로파일링으로 유명한 정신과 의사, 법의관, 성적 학대의 기억을 가진 소녀, 그리고 소녀의 남자친구. 네 주인공은 끔찍한 연쇄살인을 통해 과거의 트라우마 속으로 또다시 끌려들어가기 시작한다. 논지 니미부트르의 사이코 스릴러라니. 궁금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왜곡>은 당신의 첫 번째 본격 스릴러 장르영화다. 이 장르를 만들어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나.
=나는 수많은 장르들을 지속적으로 건드려왔고, 이번에는 지금 현재의 내 감정을 영화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 같다. 사회적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보니 사람들이 여러가지 나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표출하고 있다. TV나 라디오 같은 미디어도 마찬가지고. 나는 이런 사회적 현상의 이유를 영화로 한번 설명해보려 했다.

-범죄 프로파일링, 과거의 트라우마, 사이코 킬러 등 할리우드 스릴러의 컨벤션들이 이야기에 가득한데, 이걸 타이적인 방식으로 어떻게 풀어낼 건가.
=타이 영화에는 다른 나라들과는 차별되는 문화적 감수성이 있고, 또 폭력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방식도 다르다. 타이 사람들은 뭔가 폭력적이고 악한 일을 생각할 때 먼저 부처님을 생각한다.(웃음) 그리고 <왜곡>에는 사랑 이야기도 들어있다. 오로지 정신분석학적인 스릴러 장르이기만 한 건 아니다.

-워낙 비주얼리스트로 유명한 감독이라 <왜곡>은 어떤 방식으로 촬영할 지도 궁금하다.
=<왜곡>은 고정 없이 모두 핸드헬드로 찍었다. 관객들이 영화 속 캐릭터들의 세상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당신이나 펜엑 라타나루앙 등이 등장했을 때 타이영화의 뉴웨이브처럼 보였다. 그런데 다음 세대 감독들의 등장이 좀 뜸하지 않나 싶다.
=지금 타이 영화계에서 내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감독은 <하이-소>의 아딧야 아사랏이다. 정말 흥미진진한 감독이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타이가 쿠데타 등 정치적인 위기 상황을 많이 겪다보니 사람들이 영화산업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사회적 스트레스로 인해 감독들의 활동도 좀 뜸한 편이었다. 그래도 사정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상업영화 쪽은 아직도 조용한 편이지만 독립영화계는 활발하게 상승 기운을 타고 있는 중이다.

-<왜곡>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촬영은 거의 다 끝났고 곧 포스트 프로덕션에 들어간다. 12월말에 모든 걸 마무리하고 타이에서는 구정 시즌에 개봉할 예정이다. 내년 부산에서 꼭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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