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안 서커스> Watch Indian Circus
망게쉬 하다왈레 | 인도 | 2010분 | 101분 | 뉴 커런츠
모든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 세상에 나와 연결되지 않은 일은 없다. 그저 눈앞의 작은 행복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에도 나는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사회는 나의 오늘을 결정짓는다. <인디언 서커스>는 표면적으론 서커스를 관람하고 싶은 가난한 가족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인도의 부패한 정치상황과 겹쳐지는 지점에서 분명한 메시지를 드러내는 풍자 영화다.
카자로는 평범하지만 행복한 주부다. 벙어리 남편의 일당으로 근근이 입에 풀칠만 하는 생활일지라도 귀여운 아들, 딸과 함께라면 하루하루가 만족스럽다. 유일한 고민거리는 아이들이 서커스를 너무 보고 싶어 한다는 것. 어려운 형편에 서커스 표 값을 구한다는 건 하늘에 별 따기다. 어느 날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지지의 대가로 돈을 준단 소식에 남편 제뚜가 한달음에 달려가지만, 다른 후보도 함께 지지했다는 오해를 받아 결국 한 푼의 돈도 받지 못한다. 우여곡절 끝에 어렵사리 약간의 돈을 구한 카자로는 아이들을 데리고 서커스를 보러가지만 세 사람이 함께 하기엔 관람료가 턱없이 모자라다.
<인디언 서커스>는 기본적으로 화려한 색감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영상미가 먼저 눈에 띈다. 사막의 밤과 낮을 표현한 황색 필름의 선명한 질감은 유쾌한 음악과 어울려 흥겨움을 전달하고, 소박한 행복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가족의 순수한 모습이 100분 내내 아름다운 화면과 함께 그려진다. 하지만 영화가 따스할수록 풍자는 더욱 짙어진다. 서커스 표로 대변되는 가난한 자들의 작은 희망은 부패한 정치인들이 돈으로 매수하고자 하는 표와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모든 것을 이루어주겠다 호언장담하는 정치유세 뒤편 숨겨진 모자의 눈물은 그들의 추잡한 욕망을 가장 준엄한 방식으로 꾸짖는다. 동시에 영화 속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