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말주변이 좀 없어서….” 그러면서 광주국제영화제 유맹철 프로그래머는 할 말은 다 한다. 영화제 개막식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까닭에 그는 제법 바쁜 모양이다. “오늘 기자회견을 했다. 올해 첫 신설된 김대중노벨평화영화상에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 감독을 선정했다.” 스마일링 피스(미소짓는 평화)라는 영화제 슬로건에 손색없는 선택이다. 광주국제영화제가 2001년에 첫 출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간 영화제가 영화팬들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졌던 건 사실이다. 여느 작은 영화제들이 그렇듯이 광주국제영화제도 국고 지원이 끊기면서 지금까지 겨우 명맥만 유지해왔다. “지난 5년 동안 월드프리미어는 꿈도 못 꿨다. 개봉작 중심으로 상영해왔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신작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 예산의 일부가 복원되면서 프로그램에 나름 신경을 쓸 수 있었다.” 그렇게 모은 작품을 보니 하나하나가 소중해 보인다. “개막작이자 2011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한 차이상쥔 감독의 <인산인해>를 비롯해 <아미고> <콜드 웨더> <리턴 티켓> <톰보이> <엘 불리: 요리는 진행중> 등이 섹션별로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광주시네마테크 사무국장이기도 한 유맹철 프로그래머는 광주국제영화제와 함께 광주시네마테크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광주시네마테크는 12월에 히치콕 특별전을 연다. <새> <이창> <현기증> <마니> 등 4편을 상영할 계획이라고. “1년 내내 예술영화를 틀 수 있는 서울과 달리 광주는 아직 예술영화의 불모지다. 광주국제영화제와 광주시네마테크를 통해 관객이 자발적으로 극장에 와서 좋은 영화를 함께 보고 대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그런 관객 50명을 양성하는 게 1차적인 목표다. (웃음)” 광주국제영화제는 10월27일부터 31일까지 메가박스 광주에서 열린다.
(자세한 사항은 영화제 홈페이지 http://www.giff.org/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