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티 오브 로맨스>와 <두더지> 이후의 소노 시온이 궁금하다면 차기작을 기다리면 된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그의 차기작이 될지도 모르는 영어영화 <로드 오브 카오스>는 사실 <두더지> 이전에 만들 예정이었던 작품이다(소노 시온의 완벽하게 새로운 행보를 암시하는 영화는 아닐지도 모른다는 소리다). <로드 오브 카오스>는 실제 살인사건을 다룬 동명의 논픽션(사진)을 각색하는 영화다. 1993년, 노르웨이의 1인 블랙메탈밴드 ‘버줌’의 바르그 비켄네스가 또 다른 블랙메탈 뮤지션을 23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바르그 비켄네스가 90년대 내내 자행된 교회 방화사건의 주동자라는 사실까지 알아냈고, 결국 바르그는 노르웨이 최고형인 21년형을 받았다. 소노 시온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당연한 일이다. 바르그 비켄네스 사건은 블랙메탈 사탄주의라는 일종의 사이비 종교 때문에 발생했고, 가해자와 희생자 사이에는 16살 소녀가 얽혀 있었다. 소노 시온은 “내가 과거에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온 테마를 진정으로 대변하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아이러니는, 그들이 신을 열성적으로 믿기 때문에 그런 짓을 했다는 거다. 신을 믿지 않았다면 그런 짓을 했을 리 없지 않은가. 그들처럼 신실하게 신을 믿었던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바르그 비켄네스는 얼마 전 출소했고, 최근에는 “영화를 찍는다면 제작진을 모두 쏴죽이겠다”는 편지를 소노 시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 오브 카오스>의 자세한 제작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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