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
[gadget] 여기가 바로 전쟁터
2011-11-18
글 : 서범근 (테크 칼럼니스트)
대작 밀리터리 FPS게임 <배틀필드3>

권장사양
OS: 윈도 7 64바이트
프로세서: QUAD-CORE CPU
메모리: 4GB
하드 드라이브: 20GB
그래픽 카드: DIRECTX 11 COMPATIBLE WITH 1024 MB RAM(NVIDIA GEFORCE GTX 560 OR ATI RADEON 6950)

흐린 듯 개어 있는 날씨, 하지만 저 멀리 커다란 화재가 났었는지 엄청난 연기가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 실제로 타는 듯한 냄새가 날 것 같다. 그곳을 목표로 부지런히 뛰고 있는 분대원들이 모래 먼지를 피워올리고 있다. 입 안에 서걱하니 모래가 씹히는 듯하다. 이것은 실제의 전장일까? 이런 엄청난 그래픽은 단순히 게임이라고 하기엔 장면의 퀄리티가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것이다. <콜오브듀티>와 밀리터리 FPS의 양대 산맥 중 하나가 된 <배틀필드>의 최신작, <배틀필드3>의 플레이 화면이다.

<배틀필드>는 멀티플레이에 집중된 게임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FPS처럼 총기만 들고 싸우는 것이 아닌 다양한 탈것들도 경험하며 육해공을 누비는 엄청난 스케일의 게임이다. 물론 탈것들이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정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최신예 비행기와 헬기, 전차, 자동차 등은 기본.

육해공 누비는 엄청난 스케일

이런 구성들이 형편없는 그래픽으로 묘사된다면 절대로 감정이입이 될 턱이 없다. <배틀필드3>는 뜨거운 태양의 눈부심까지 실제처럼 느낄 정도로 최고의 그래픽으로 무장되어 있다. 마치 내가 직접 손에 들고 있는 느낌을 주는 다양한 총기들, 분대원들의 전투복이나 복장에 붙어 있는 다양한 장구들이 손에 잡힐 듯 잘 묘사되어 있다. 탈것들 역시 마찬가지. <디스커버리채널>의 밀리터리 다큐를 보는 기분이다. 그래픽뿐만이 아니다. 총싸움 리얼리티의 극치였던 마이클 만 감독의 <마이애미 바이스>에서 클라이맥스 전투신을 기억하는가? 마치 북이 울리는 것 같은 총소리는 <배틀필드3>에서 실컷 들을 수 있다. 건물 안과 밖에서 들리는 소리의 차이는 게임의 몰입도를 상승시켜준다.

게임의 그래픽이나 사운드, 구성이 이렇다보니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가 느끼는 체감은 말이 필요없다. 빗발치는 총탄 속에 키보드를 움직이는 손가락만이 아닌, 몸이 흠칫하고 반응하는 모습은 많은 것을 대변한다. 물론 이런 모든 요소들이 완벽하더라도 게임의 재미와는 다른 이야기. 게임을 완성하는 요소는 무엇보다 재미를 주는 것이다. 멀티플레이로 유명했던 <배틀필드> 시리즈답게 그의 최신 버전인 <배틀필드3>의 멀티플레이는 재미 이상이다.

분대장을 중심으로 뭉친, 협동이 중요한 게임이 바로 <배틀필드3>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분대장을 있으나마나 한다며 비난하지만 그것은 제대로 된 분대장을 만나지 못해 하는 소리. 제대로 된 전략과 전술, 경험이 많은 분대장은 적재적소에 여러분을 이끌어준다. 분대장이 지정해준 포인트와 명령을 잘 따르면 실제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원이 된 듯한 느낌이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상대팀을 물리쳤을 때의 쾌감은 그 어느 것에 비할 바가 못된다. 승리에 따른 포인트도 있고 계급이 올라갈수록 아이템이 생기는 롤플레잉적인 요소는 전작 그대로다.

너무 멀티플레이에 치중한 모습의 피드백이었던지 <배틀필드3>의 싱글미션도 많이 보강되었으며, 짧지만 강렬하고 다양한 미션을 통해 <배틀필드>의 또 다른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할리우드 배우를 기용하고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싱글미션의 스토리 역시 발군(싱글미션에 가장 많은 대사량을 자랑하는 CIA 요원은 미드 <24>의 경호원으로 인상 깊었던 글렌 모슈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주인공은 간간이 영화에 모습을 보이는 기디온 에머리로 반가운 얼굴들).

싱글미션 보강, 한글화까지

무엇보다 제작사인 EA가 작심한 듯 완벽에 가까운 한글화를 이루어냈다. 싱글미션은 물론 멀티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한글화는 대본집 주는 것을 감지덕지하는 요즘 같은 추세에 마땅히 본받을 만하다. 다만 유저들이 한입 모아 성토하고 있는 멀티플레이시 발생하는 버그들은 <배틀필드2>에서부터 문제되었던 부분들로 <배틀필드3>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FPS의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킨 기술력과 완성도는 감히 게임의 역사에 한획을 그었다 말할 수 있겠다. PS3와 XBOX360, PC용으로 모두 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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