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모리아티의 미스터리가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
2011-12-29
글 : 안현진 (LA 통신원)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제작진과 배우들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촬영현장. 왼쪽부터 제임스 모리아티 교수 역의 자레드 해리스, 가이 리치 감독, 셜록 홈스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속편을 만들면서 전편의 성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텐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가이 리치_
<셜록 홈즈>는 내 작품 중에서 과정이 가장 흥미진진한 영화다. 그만큼 열정적이었고, 가장 즐기면서 만들었다. 속편을 만들 때 어려웠던 점은 전편보다 여러 면에서 나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전편을 본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오게,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도 극장으로 올 수 있게 하는 것, 전편과 같은 열정을 살리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 전편의 캐리커처에서 그치지 않고 부드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작가들에게 묻겠다. 첫편이 성공적으로 출발한 상황에서 프로젝트에 합류한 뒤 특별하게 노력한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미셸 멀로니_
마치 움직이는 기차를 뛰어가 따라잡은 뒤 올라탄 것 같은 상황이었다. 우리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자신의 자리에 오래 앉아 있던 사람들이었다. 우선은 첫편이 완성해놓은 부분을 포착하려 노력했고, 그 다음에는 <그림자 게임>에서 제임스 모리아티라는 캐릭터를 소개하는 것에 치중했다. 큰 줄거리보다는 다양한 로케이션에 따른 지리적 디테일 등이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는 데 주력했다.
키에란 멀로니_이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가장 큰 압박이 있었다면, 캐스트와 제작진이 이미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자레드 해리스에게 묻고 싶다. 문학 속에서 홈스와의 대결로 유명한 제임스를 어떻게 준비했나.
자레드 해리스_
음… 나의 가장 큰 목표는 망치지 말자였다. 홈스는 물론이고 관객이 제임스에게 실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악당 캐릭터가 성공하려면, 끝까지 그 악당의 계획을 아무도 알 수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임스의 미스터리가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에서 제임스를 완성하는 많은 부분은 사실 셜록 홈스가 제임스가 얼마나 위험한 사람인지에 대해서 말하는 부분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영화에서 가장 즐거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제임스와의 대결인가, 왓슨과의 티격태격인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_
(옆자리에 앉은 노미 라파스를 가리키며) 아마도 대부분은 신참 때문에 가장 즐거웠던 것 같다. 홈스-왓슨이라는 관계에 집시 점쟁이 심자가 세 번째 조력자로 더해진 점이 재미있었다. 제임스라는 캐릭터는 이미 중요한 자리에 있었고, 홈스와 왓슨까지 영화의 남성 캐릭터들이 너무나 강한 상태였는데, 여기에 심자라는 캐릭터가 들어와 균형을 맞췄다.
노미 라파스_촬영 6주 전에 연락을 받았고, 로버트와 수잔을 만났다. 그때 나눈 대화들은 <셜록 홈즈>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영화계에서 일하면서 어떤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지, 어떤 일들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진솔한 대화였다. 그래서 내가 심자 역할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많이 놀랐다. 그다음부터는 많은 일이 빠른 속도로 일어났다. 캐릭터 준비를 더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을 정도로 바빴다. 모두가 남자였고, 나 혼자 여자라는 사실도 걱정됐다. 하지만 금세 나는 그 무리에 합류할 수 있었다. 수잔과 로버트의 트레일러에 모두가 매일 모여 함께 점심을 먹었고, 촬영한 장면을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대형 스튜디오의 영화촬영장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언제나 새로운 질문과 새로운 해답이 나왔고, 그 과정이 놀라웠다.

-한스 짐머에게 묻겠다. 영화음악 작곡 과정은 어땠나.
한스 짐머_
로드 트립으로 시작했다. 말하자면 홈스와 왓슨이 여행한 경로를 따랐다. 집시 음악을 배우기 위해 슬로바키아의 집시 캠프를 찾았다. 중부 유럽의 깊은 곳까지 가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극빈한 그들의 삶에 한번 놀랐고, 그럼에도 그토록 생생한 문화를 간직하고 지켜왔다는 사실에 또 놀랐다. 이 여행이 특히 어려웠던 점은 누구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행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곡 작업에 들어갔을 때는 스크립트를 읽고, 촬영분량을 보고, 가이가 내게 말해준 이야기들을 머릿속으로 기억하며 작곡했다. 무언가 새로움을 만들어내자는 규칙을 세우고 따르려고 노력했다.

-이 질문은 감독 혹은 작가들이 대답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전편에서 화제가 된 내용은 홈스와 왓슨 사이의 성적 긴장감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특별한 노력을 했는지 말해줄 수 있나.
가이 리치_
이 질문은 작가들이 대답해줄 거다. (전원 웃음)
미셸 멀로니_이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속편은 전편에서 홈스와 왓슨이 보여준 특별한 유대가 없었더라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한 감정이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영역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그 자체로 영화가 흥미로워진다는 점이 중요했다. 키에란 멀로니_이 영화에서 우리의 역할은 영화에 대한 관심과 긴장을 불러모으는 것이었고, 그런 점에서 역할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수잔과 로버트에게 묻겠다. 부부로서, 동업자로서, 직장 동료로서, 작업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나.
수잔 다우니_
함께 일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영화를 하면서 로버트와 만났고, 그래서 ‘우리의 일’을 함께 해보자고 생각하게 됐다. 우리는 70~8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들을 좋아한다. 그런 영화들에 로버트가 가진 특별한 캐릭터를 불어넣는 일을 하려고 계획 중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_우리가 함께 만든 영화들은 우리의 자식들이다. 영화 만들기 과정과 결과는 부부가 임신해서 아이를 낳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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