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영화의 마술은 이렇게 시작됐다
2012-03-08
글 : 주성철
초기 영화사 탐구하는 마틴 스코시즈의 3D 신작 <휴고>

<휴고>는 영화라는 거대한 문을 열고 들어가는 한 소년의 이야기다. 1930년대 프랑스 파리의 기차역에서 시계 관리를 하며 살아가는 고아 소년 휴고는, 돌아가신 아빠가 남긴 고장난 자동인형을 수리하면서 숨겨진 비밀을 만나게 된다. 그 비밀이란 바로 영화사 초기의 위대한 감독이자 제작자, 그리고 마술사였던 조르주 멜리에스와의 조우다.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의 잠재력을 가장 깊고 넓게 알아차렸던 그는 영화의 순수성과 그 심원한 세계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사람이었다. 게다가 그의 영화들은 그 자체로 현재의 3D 입체영화의 맹아였다. <휴고>를 통해 현재의 거장이 사라진 거장에게 바치는 최고의 찬사를 읽는다. 그리고 현지에서 만난 <휴고>의 네 배우, 제작자, 원작자의 인터뷰를 함께 싣는다. <휴고>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작품상, 감독상, 시각효과상 등 총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영화감독으로서, 저는 영화의 모든 것이 조르주 멜리에스로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영화를 들여다보면 감동을 받고, 영감을 얻습니다. 왜냐하면 100년 전 처음 그 기법들이 발견됐을 때의 흥분이 그대로 살아 있으니까요. 영화는 제가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강렬한 예술적 표현입니다. 그리고 제 삶을 영화에 바친 이유가 바로 그것이기도 하니까요.”

마틴 스코시즈는 조르주 멜리에스에 대한 헌사를 바치기 위해 브라이언 셀즈닉의 그림소설 <위고 카브레>를 <휴고>로 영화화했다. 조르주 멜리에스는 영화계를 떠난 말년에 작은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했는데 당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원작이 바로 <위고 카브레>다. 알려졌다시피 마틴 스코시즈는 비영리 단체인 ‘세계영화재단’을 이끌며 국경과 민족을 초월해 전세계 영화의 복원과 보존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 복원 작업에도 이 재단이 참여한 것은 물론이다. 말하자면 <휴고>는 <위고 카브레>의 영화화이기도 하지만, 스코시즈가 직접 나선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1902) 복원 작업이기도 하다. 지금 시점에서 그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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