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외유내강의 미소
2012-05-15
글 : 윤혜지
설리

설리의 I AM

1. 가장 듣기 좋아하는 말은 [예뻐졌네]이다.
2.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어머니]다.
3. 신체 부위 중 가장 자신있는 곳은 [목]이다.
4. 가수가 되지 않았다면 [연기자]가 되었을 것이다.
5. 지금 당장 생각나는 사람은 [친구]이다.
6.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아이스크림>]이다.
7. 살면서 가장 크게 울었던 때는 [엄마한테 혼났을 때]다.
8. 함께 영화를 찍어보고 싶은 사람은 [안성기 선배님]이다.
9. 소개팅 자리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면 [정색하겠]다.
10. 다시 태어난다면 [나]로 태어나고 싶다.

★ 만일 세상에 있는 ‘상큼함’을 표현하는 수사를 전부 합친 말이 있다면 아마도 그건 ‘설리’가 될 것이다. 딱 그 나이의 소녀만이 가질 수 있는 싱그러움을 가득 안고 설리는 나비처럼 걸어 들어왔다. 굳이 햇수를 따지자면 데뷔 8년차의 프로지만, 혹시라도 말실수를 할까 싶어 조심스럽게, 가만가만 대답하는 모양새는 그저 풋풋하기만 하다. TV드라마 <서동요>(2005)에서 어린 선화공주 역으로 데뷔한 설리의 다음 작품은 뜻밖에도 영화 <펀치레이디>였다. 커트머리의 반항적인 소녀를 연기하는 설리에게서는 이전의 사랑스럽고 애교있는 미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신비스러운 외모도 외모지만 많은 사진작가들이 설리를 화보 모델로 자꾸 부르게 되는 더 큰 이유는 아마도 그 묘한 눈빛 때문일 것이라 짐작한다.

“잘 맞는 화보라는 생각이 들면 기분 좋게 그 화보의 컨셉에 푹 빠져서 찍게 된다. 내가 만족하는 사진은 보는 분들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순간적인 몰입이 잘된다고 생각하는데, 가끔은 어려운 점도 있다. 나름대로 한다고 하는데 아직 삶의 경험이 적어서 그런지 표현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 최근에도 화보 촬영을 했는데 관계자 분이 ‘설리가 예전에 소화하지 못했던 걸 지금은 할 수 있게 됐구나’라고 하셨을 때 정말 기뻤다.” 여전히 신인처럼 겸손하게 말하며 설리는 웃었다. 살짝 처진 설리의 눈매가 웃을 때마다 입꼬리와 만나며 사랑스러운 곡선을 그려냈다. 하고 싶었던 연기는 잠시 미뤄두고 국내 최고의 대형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가수 f(x)로 활동하는 기분은 어떨까. “여전히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다. 아역배우 시절을 거쳤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하고 계시고 나 자신도 아역 이후로 맡게 될 본격적인 첫 작품에 기대를 갖고 있다.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나에게 어울리는 역할이 좋은 것 같다. 아이돌 가수로서 무대에 서게 되면 나로서는 최대한 많은 것을 대중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무대는 올라가면 즐거운 동시에 아직도 조심스럽고 어렵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즐기려고 한다.”

그저 어린아이 같은 말캉말캉한 미소를 짓고 있는 설리지만 속은 제법 야무지다. 이른 나이에 일찍 연예계에 입성해 8년의 시간 동안 고된 일정을 소화하면서 안으로 안으로 단단히 여물었다. “가끔 모든 걸 너무 빨리 알게 되는 것에 철없이 투정을 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나도 어린데 이런 건 나중에 알아도 되지 않나, 정말 내가 이걸 꼭 알아야 하나, 가끔 철없이 그런다. 대신 그만큼 깨닫게 되는 부분도 많고, 다른 누구보다도 일찍, 뭐든 많이 배우고 보고 겪고 하는 건 좋은 것 같다.” 스스로를 철없다고 나무라면서도 귀에 걸린 입꼬리는 내려올 줄을 모른다. 보는 이마저 그 말간 미소에 마음이 가벼워진다. 올해가 다 지나가면 그때는 설리의 천진함이 조금은 덜어질까. 언제나 소녀에 머물러 있을 것 같은 청초한 설리에게만큼은 앞으로도 세월이란 도무지 무거워지지 않는, 공중에만 부유하는 시간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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