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필요한 것은 각본 안에 다 있다
2013-01-10
글 : 안현진 (LA 통신원)
헨리 역의 이완 맥그리거

-보호자로서 아버지 역할은 처음이라고 했다. 실제로 네 아이의 아버지인데 역할에 그 점이 도움이 됐나.
=물론이다. 영화와 같은 상황이 얼마나 공포스럽고 고통스러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할에 이입하기 위해서 내 아이들을 상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몰입했나.
=내게는 영화 속의 세 아들이 있었다. 그걸로 충분히 감정에 몰입할 수 있었다. 배우라면 이런 일에 익숙해져야만 한다. 배우는 항상 두 가지 선택의 가능성을 가진다. 같은 상황을 두고 현실의 내가 어떻게 할 것인가와 나의 캐릭터가 어떻게 할 것인가다. 그 두 가지는 경험과 상상이다. 때때로 나의 캐릭터는 현실의 나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을 선택하지만, 그걸 이해하는 것 역시 배우의 몫이다. 그래서 나는 캐릭터를 각본을 통해 이해하려고 하고 그대로 연기한다.

-당신도 실화의 주인공과 만났나.
=나는 알바레즈(마리아의 남편)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다. 그는 가족과 함께 타이를 찾아왔고 한달 정도 머물렀는데, 한창 촬영 중이었다. 그때 나는 내가 연기 중인 사람을 실제로 만나는 것이 어색할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헨리를 이해한 것은 각본을 통해서였다. 필요한 것은 각본 안에 다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에 대해 사람들은 재난영화라고 하는데, 감독과 배우들은 그 점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
=재난영화라는 말이 할리우드식 재난영화를 말한다면 나 역시도 이 영화가 재난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을 고통 속에 살게 하는 이 사건에 대해 그런 식으로 묘사하려고 했다면 그건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이 영화가 그런 영화였다면 당신은 지금 내가 아닌 다른 배우와 인터뷰를 하고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 <더 임파서블>은 한 가족이 겪은 재난에 대해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본 휴먼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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