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해외뉴스] 오스카로 가는 험난한 길
2013-02-26
글 : 이주현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하려던 <다섯대의 부서진 카메라> 감독 LA공항 억류
<다섯대의 부서진 카메라> 스틸.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려던 팔레스타인 감독이 LA공항에서 1시간 동안 억류되일이 벌어졌다. 사건의 당사자는 <다섯대의 부서진 카메라>(5 Broken Cameras)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오른 애머드 버넷 감독이다. 미국출입국관리소는 버넷 감독에게 아카데미 시상식에 초대받은 사실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방문 목적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할 경우 그와 그의 가족을 고향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넷 감독은 말했다. “질문과 대답이 오간 지 40분쯤 지났을 때 8살 난 아들이 내게 물었다. ‘우리는 왜 이 작은 방에서 기다려야 하는 거죠?’ 나는 아들에게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그 순간 아들의 마음이 가라앉는 것을 보았다.” 버넷 감독은 즉시 마이클 무어 감독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마이클 무어는 아카데미 시상식쪽에 연락을 취해 버넷 감독의 신분을 확인해주었다. 그제야 버넷 감독은 미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미국출입국관리소는 “미국을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든 신분이 불확실하거나 여행 목적이 불분명할 경우 조사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무어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출입국관리소는 팔레스타인인이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를 의심했다”며 그들의 편견을 꼬집었다.

버넷 감독은 이와 같은 “불쾌한 경험”이 사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국경지대에선 일상다반사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웨스트뱅크(요르단 서안지역)로 들어가려면 500개가 넘는 검문소와 바리케이드와 장벽을 통과해야 한다. 그것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일상이다.” <다섯대의 부서진 카메라>는 팔레스타인의 작은 마을에 이스라엘이 장벽을 세우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농부 애머드 버넷이 기록한 영화다. 가이 다비디 감독과 아마추어 영화감독 애머드 버넷이 공동으로 연출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오른 최초의 팔레스타인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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