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키스>는 키스를 소재로 한 8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현철 감독의 <러블리>는 키스 신을 넣을 건지 말 건지에 대해 영화감독과 시나리오작가가 벌이는 승강이를 중심 소재로 다룬다. 로맨틱코미디에서의 키스, 남자가 생각하는 키스와 섹스, 여자가 생각하는 키스와 섹스에 대한 단상을 보여준다. 강호준 감독의 <행복한 오후 2시>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 스튜디오에 갇힌 PD와 아나운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들의 키스는 살아 있음과 삶에 대한 뜨거운 존재 증명이며 사랑과 고백의 표현이다. 김진희 감독의 <키스 미>에서는 인간의 충동과 욕망으로서의 키스를 먹는 행위와 맛과 향에 빗대어 버무려낸다. 황희성 감독의 <달인>에서 키스는 노동으로서의 키스이며 돈을 버는 수단이자 직업이다. 키스방에서의 에피소드를 통해 자본의 논리에 의해 키스마저 돈을 받고 파는 세태를 보여준다. 서용호 감독의 <소녀시대>에서는 키스를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키스도 철저히 힘의 논리에 지배된다. 문인대 감독의 <기특한 녀석>은 부부 사이의 키스를 다룬다. 백수인 남편은 배우인 아내의 키스 신이 못마땅해 TV를 꺼버린다. 키스로 발발된 한 부부의 일화와 일상을 통해 영화는 사랑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정원 감독의 <슬레이어>에서 키스는 범죄다. 뱀파이어로 대변되는 성범죄자의 키스는 피해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고 그녀는 헌터가 되어 뱀파이어를 처단하기 위해 노력한다. 김두헌 감독의 <고해>는 고해성사를 하는 여성과 그것을 듣는 신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신부의 키스는 치유로서, 용서로서, 상처 입은 한 영혼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다가간다. 이렇듯 영화는 키스의 수많은 양상들에 대한 각각의 시선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사색과 성찰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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