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시대와 호흡한 청춘의 이름
2013-10-15
글 : 씨네21 취재팀
사진 : 씨네21 사진팀
소설가 최인호를 떠나보내며, 이장호 감독과 배창호 감독이 글을 보내다

거대한 별이 졌다. 지난 9월25일, 최인호 작가가 세상을 떴다. 2008년 5월 침샘암이 발병해 5년간 투병 생활을 하다 향년 68살로 별세했다. 과거 최인호, 이장호, 배창호라는 이름의 삼각형은 1970년대 한국 청년문화의 어떤 상징과도 같았다. 한국 문학사상 최초로 100만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인 최인호 원작의 <별들의 고향>은, 이장호 감독에 의해 영화화돼 1974년 개봉 당시 46만 관객을 동원한 그해 한국영화 흥행 1위 작품이었다. 이후 배창호 감독의 <적도의 꽃>(1983), <고래사냥>(1984), <깊고 푸른 밤>(1985),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1985), 곽지균 감독의 <겨울나그네>(1986) 등 그의 작품이 영화화된 것은 무려 20편에 이른다. 특히 ‘최인호-배창호-안성기-장미희’로 이어지는 황금 조합은 1980년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이었다.

그렇게 언제나 한국 대중문화의 중심에 있던 그가 2008년 5월 암을 만났다. 안타깝게도 “다시는 역사소설이나 대하소설을 쓰지 않고 소설의 본령에 따라 현대소설과 단편소설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한 다음이었다. 그래도 그는 펜을 놓지 않았다. 세간의 우려를 딛고 2011년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라는 전작 장편소설을 발표하며 다시 소설가로 돌아온 것. 무려 서울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 입선하여 문단에 데뷔한 이후, 안타깝게도 ‘최인호 문학 50주년’이기도 한 2013년 우리 곁을 떠난 것이다. 그는 언제나 시대의 젊음과 함께 호흡한 작가이자, 너무 멋진 영화의 친구였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10월 말경 ‘최인호 특별전’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가 빚어낸 당대 젊은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어서 스크린으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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