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자단이 다시 현대 경찰로 돌아왔다. 엽위신 감독과 함께한 <살파랑>(2005), <도화선>(2007)에서 ‘종합격투기(MMA)를 구사하는 강력계 형사’ 캐릭터는 견자단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다. <특수경찰: 스페셜 ID>는 바로 그것과 이른바 ‘워디’(臥底) 장르의 결합이다. 첩자, 스파이 혹은 언더커버(비밀경찰)를 일컫는 ‘워디’는 <무간도>(2002) 시리즈 이후 홍콩영화의 변함없는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8년 동안 홍콩 범죄조직에 잠입해 있던 비밀경찰 진자룡(견자단)이 보스 장모웅(예성)으로부터 정체를 의심받기 시작한다. 위기를 느낀 그는 비밀경찰로서의 임무수행을 중단하려 하지만 반장(정중기)은 마지막 임무로 살인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서니(안지걸)에 대해 조사할 것을 명령한다. 이제 진자룡은 중국본토 남해시로 건너가 젊은 여자경찰(경첨)과 함께 목숨을 건 마지막 임무를 수행한다.
견자단과 예성이 함께 등장한다는 크레딧만 보고서 <도화선>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견자단이 언제나 똑같은 액션만 한다는 데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당연히 <특수경찰: 스페셜 ID>에서 견자단의 기교와 파워는 여전하다), 홍콩을 떠나 어린 여자경찰과 파트너를 이루게 만든 그 이야기 구조에 있다. 그렇게 해야 본토 자본을 끌어올 수밖에 없는 사실이 서글플 정도로, 신인 여배우 경첨과의 어색한 ‘밀당’에 러닝타임이 소비되는 것이 아까워서다. 물론 수많은 스턴트를 직접 해낸 경첨은 최근 성룡이 다시 <폴리스스토리> 시리즈로 복귀한 <폴리스스토리 2014>, 주윤발이 왕정 감독과 만나 다시 ‘도신’으로 출연하는 <도성풍운>에 나란히 출연한 주목할 만한 ‘신성’이긴 하다. <특수경찰: 스페셜 ID>는 과거 <살파랑> <도화선>을 보며 ‘견자단이 감독까지 1인2역으로 모든 걸 다 했다’고 제멋대로 믿었던 사람들에게 새삼 감독(엽위신)의 중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