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FF 37.5]
[STAFF 37.5] 느끼지 못하면 뻗을 수 없다
2014-07-11
글 : 주성철
사진 : 백종헌
<신의 한 수> 최봉록 무술감독

스턴트 및 무술지도 참여 작품 2014 <신의 한 수> 2014 <남자가 사랑할 때> 2013 <감시자들> 2012 <내가 살인범이다> 2011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2010 <초능력자> <악마를 보았다> …외 다수

<신의 한 수>는 서울액션스쿨 최봉록 무술감독의 입봉작이다. 그는 서울액션스쿨의 ‘OO기’라고 말할 수 있는, 이른바 기수생 출신이 아니다. 일종의 방송국 특채처럼 재능을 인정받아 ‘수시’로 뽑힌 경우다. 그 계기가 된 작품이 바로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2005)다. 그때만 해도 그는 20대 초반의 현역 복서였다. 복싱을 소재로 한 만큼 누군가의 소개로 시나리오에 대한 자문을 해줄 일이 생겼고, 압구정의 한 호텔방에서 2박3일을 지내며 함께했다. 복싱을 쉬고 있던 동안 짧게 도와주기 위해 참여했던 일이 평생 직업이 됐다고나 할까. “시나리오라는 게 참 어려워서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책임감 때문에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런 그를 눈여겨본 정두홍 무술감독이 ‘스카우트’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악마를 보았다>에서 최민식 대역을 하며 길 한복판에서 바바리코트만 걸친 채로 이병헌에게 납치당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처음으로 같이 사진 찍자’는 아주머니도 생겼다. 그렇게 그는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이후 <감시자들>의 조의석, 김병서 감독은 그에 대한 신뢰를 공공연히 드러내왔다. 정우성의 시장 격투 신에서는 직접 카메라를 메고 와이어를 타 ‘일당백’으로 싸우는 정우성의 카리스마를 극대화했다. 그보다 앞서 <내가 살인범이다>에서도 초반부에 골목길을 질주하는 액션 신에서 역시 카메라를 메고 와이어를 탔다. 말하자면 그는 위험천만한 액션 신에서 종종 촬영감독의 대역이 되기도 한 것이다. “카메라를 직접 들고 찍으면서 ‘장면을 건져내는’ 희열을 느껴봤다. 그게 액션 연출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신의 한 수>에서 “나를 꼬마 때(<중천>)부터 봐온 배우”라고 말하는 정우성에 대한 신뢰는 깊다. “정우성처럼 습득력 좋은 배우가 없을 거다. 더 중요한 것은 진짜 과감하다는 점이다. 그는 요구하는 대로 다 해낸다. 자신의 불편함이 액션 연출에 흠이 갈까봐 절대 티를 안 내는 거다. 그러고는 촬영이 다 끝난 다음 ‘오늘 형이 손가락 좀 다쳤어’라고 말하고는 끝이다.” 그런 그가 있었기에 최봉록 무술감독은 <신의 한 수>를 두고 “그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고 온전히 내 방식대로 진행한, 처음부터 ‘완벽한 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달려온 영화”라고 말한다.

현재 그는 허명행 무술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에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무술지도건 해외 진출이건 액션스쿨 선배들이 걸어갔던 그 모든 길을 다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사실적인 액션’이라는 무기를 가지고서. “관객을 속이는 ‘합’보다는 정직하고 사실적인 액션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거기에는 캐릭터의 감정이 담겨야 한다. 내가 태석(정우성)의 합을 짤 때는 태석이 되고, 살수(이범수)의 합을 짤 때는 살수가 되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액션의 ‘컨셉’이란 바로 그런 거다.”

<살파랑>의 견자단

“가장 존경하는 선배는 당연히 정두홍, 허명행 무술감독님이지만(웃음) 홍콩의 견자단도 정말 좋아한다. 언제나 배우는 게 많다. 특히 <살파랑>(2005)을 좋아하는데 그의 액션은 군더더기가 없고 시원하다. 단순해 보이면서도 극도의 에너지를 전해준다. 캐릭터와 장면의 파워를 고스란히 전해주는 액션 연출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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