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배신과 음모가 판을 치는 노름판 <타짜-신의 손>
2014-09-03
글 : 김지미 (영화평론가)

삼촌 ‘고니’의 승부욕과 손재주를 닮은 대길(최승현)은 노름판에서 미나(신세경)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날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어 동네를 떠나게 된다. 강남의 ‘하우스’에 입성하게 된 대길은 타고난 기술과 매력을 활용해 ‘선수’로 급성장한다. 배신과 음모가 판을 치는 노름판에서 우 사장(이하늬)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순진했던 그의 마음은 이용만 당한 채 버려진다. 황당한 액수의 채무와 장기 탈취 등으로 노름판 밑바닥까지 내려가게 된 대길은 우연히 고광렬(유해진)을 만나고 노름판의 패가 아닌 노름꾼의 눈을 읽는 기술을 터득하게 되면서 점차 재기의 발판을 다지게 된다.

몇번의 행운과 손놀림으로 인생을 갈아탈 수 있다는 게 도박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또 몇번의 불운과 손놀림으로 그 인생이 내던져질 수 있다는 게 도박의 현실이다. 자기 인생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건 지옥이지만 그런 인생을 지켜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그래서 도박영화들은 흥미진진하다. <타짜-신의 손>은 전편의 그런 재미들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과속스캔들> <써니> 등을 통해 매력적인 캐릭터를 활용한 코미디를 선보였던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덕인지 주인공은 더 풋풋해졌고, 유머는 더 올드해졌지만 그 썰렁함이 오히려 더 정겨운 웃음을 자아낸다. 전편은 이 작품에 안정적인 백업이자 좀처럼 헤어나오기 어려운 굴레다. 아귀나 고광렬의 캐릭터가 별다른 설명 없이 이해될 수 있는 밑바탕인 동시에 플롯을 미리 누설하는 스포일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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