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대영박물관 촬영이 ‘진짜’를 불어넣었다
2015-01-22
글 : 장영엽 (편집장)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 런던기자회견
(왼쪽부터) 감독 숀 레비, 배우 오웬 윌슨, 레벨 윌슨, 벤 스틸러, 리키 저베이스, 댄 스티븐스

누가누가 더 웃기나. 지난해 12월15일 런던 클라리지 호텔에서 열린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 기자회견은 재치 있는 만담과 기자들의 폭소가 흘러넘치는 유쾌한 자리였다. 특히 시리즈의 주연을 맡은 벤 스틸러와 이번 영화에서 새롭게 합류한 호주 출신의 코미디언 레벨 윌슨은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아리송한 농담으로 회견장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는데, 타이밍을 절대 놓치는 법이 없는 그들의 날카로운 유머는 이 시리즈의 성공 요인이 영리한 배우들과 재치 있는 유머에 있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시켜줬다.

-모두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의 집에서 한밤중에 무언가 살아 움직인다면, 그게 무엇이었으면 좋겠나.

=벤 킹슬리_한 20분 정도만, 우리 집에 나폴레옹 초상화가 걸려 있는데 그와 대화를 해보고 싶다. 불어로. (웃음)

벤 스틸러_질문이 뭐였더라…. 내 아내라고 대답하면 안 되겠지? (좌중 폭소)

-댄 스티븐스에게 묻는다. 이번 영화의 새로운 캐릭터인 란셀롯을 연기하며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었나.

=아마 갑옷이 아니었나 싶다. 갑옷의 무게를 견디는 것이 힘들었다. 대부분의 리허설 기간 동안은 갑옷을 입지 않은 채 검을 들고 싸우는 장면을 연습했지만 이후 몇 달간은 모든 복장을 갖추고 연기해야 했는데, 결국 등에 통증이 생기더라.

-레벨 윌슨에게 묻는다. 아빠(함께 출연한 오언 윌슨과 같은 성을 가지고 있기에 농담조로 던진 질문이다)와 연기하는 기분은 어땠나?(웃음)

=아, 오언!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가족이라는 걸 모른다. 하지만 우린 둘 다 금발이고, 아빠는 나에게 코미디에 대해 많은 걸 가르쳐줬다. 불행하게도 내가 아기였을 때 아빠는 날 호주 초원에 버렸지만 그를 용서할 수 있다. (좌중 폭소)

-당신은 앞으로도 이 시리즈의 일부가 될 생각인가.

=레벨 윌슨_그건 (감독인) 숀 레비의 결정에 달렸겠지.

숀 레비_그 질문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나는 이 3편이 시리즈와 캐릭터를 마무리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미래의 일을 미리 알 수는 없고 나는 새로운 야간경비원 틸리(레벨 윌슨)를 사랑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레벨 윌슨_제작진이 날 필요로 할 경우를 대비해 야간경비원 모자를 보관해놔야겠다. (웃음)

-(스포일러 주의!) 벤 스틸러에게 묻는다. 래리의 여정이 끝난다는 점에서 3편은 당신에게 다소 감상적으로 다가왔을 법하다. 촬영을 마치고 난 뒤 함께 출연한 미키 루니와 로빈 윌리엄스의 슬픈 죽음도 있었고. 지금 시점에서 돌아보았을 때 이러한 일들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친 것 같나.

=나는 로빈과 함께 일하게 된 걸 당연하다고 받아들인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나는 늘 그의 엄청난 팬이었고, 코미디언으로서 로빈은 나의 우상 중 한명이었으니까. 이 작품은 그와 내가 함께 일할 수 있었던 유일한 영화이고, 그래서 나는 이 시리즈를 찍을 때마다 늘 고무되어 있었다. 그는 매우 관대하고 친절하게 모든 사람들을 대했다. 나는 로빈과 함께 시간을 보낼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 늘 감사하고 그와 함께 영화를 찍을 수 있어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벤 킹슬리에게 묻는다. 이 영화에 출연하는 건 당신에게 어떤 활력이 되었나.

=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팀에 초대받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활력이다. 단지 그들이 이뤄낸 걸 보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이 영화에 출연하는 건 마치 집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그런 기분이었다. 특히 숀 레비 감독은 절대로 내가 시험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줬다. 어떤 감독들은 배우로 하여금 하루 종일 시험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하는데, 그건 결코 편하지 않은 감정이다. 이 팀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매우 친절하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나를 맞아줬다.

-감독 숀 레비에게 묻는다. 런던이 배경이라는 점은 이 시리즈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번 작품에서 런던이라는 도시가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2편이 개봉한 뒤, 우리는 박물관 너머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번 작품의 중요한 아이디어는 박물관으로부터 마법이 새어나오고, 캐릭터들이 진짜 세계와 대면하게 되는 것이었다. 런던에 위치한 트라팔가 스퀘어와 웨스트 엔드, 대영박물관에서 촬영하는 건 재미있고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우리가 대영박물관에서 촬영한 분량은 전편의 그 어떤 박물관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이곳에서 담은 장면들은 영화에 상당한 리얼리티를 부여했는데 이걸 디지털로 다 만들어냈다면 절대 지금 같은 장면은 나올 수 없었을 거다.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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