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트하우스 영화 시장이 그렇게 큰가.” 올해 칸 마켓에서 한국 수입사들간의 외화 구매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자 이를 지켜본 외국 바이어들이 깜짝 놀라며 내뱉은 말이다. “올해 마켓 배지를 신청한 한국 세일즈 관계자들이 지난해에 비해 약 15% 늘었다. 너도나도 아낌없이 지갑을 연 덕분에 외화의 대부분을 외국 바이어들의 제시 가격보다 웃돈 가격에 거래됐다”는 게 한 수입사 관계자의 말이다. 국내 수입사들은 경쟁부문 상영작 19편 중 대부분 구매를 완료했다.
그린나래미디어는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디판>과 <유스> <라우더 댄 밤즈> 등 경쟁부문 상영작 3편과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개막작이었던 가와세 나오미의 <앙>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유스>는 내년 초, <디판>와 <앙>은 올해 하반기에 각각 개봉할 예정이다.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사울의 아들>은 비트윈에 팔렸다. 영화사 진진은 감독상을 거머쥔 <섭은낭>을 샀다. <섭은낭>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 관객에게 첫선을 보인 뒤 개봉할 계획이다. 콘텐츠게이트는 심사위원상을 받은 <랍스터>를 챙겼다. <랍스터>는 올해 하반기 개봉한다. 씨네룩스는 각본상 수상작인 <크로닉>을 구매했고, 내년 상반기에 개봉할 계획이다. 아쉽게도 황금종려상 수상은 불발됐지만 올해 칸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캐롤>은 더쿱에 팔렸고, 올해 12월쯤 극장 개봉한다. 티캐스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신작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난니 모레티의 <내 어머니>를 샀다. 올해부터 외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시카리오>를 수입했다. 판씨네마는 마이클 파스빈더와 마리옹 코티야르가 출연하는 <맥베스>를 구매했다. 이 밖에도 수키픽쳐스는 <씨 오브 트리스>, 미디어로그는 여우주연상을 받은 <나의 왕>을 샀다. 오드는 <마그리트 & 줄리앙>과 다르덴 형제의 차기작 <더 언노운 걸>, 엣나인필름은 자비에 돌란의 차기작을 수입하기로 계약했다.
치열했던 구매 경쟁 탓에 거래 가격이 치솟아 국내 수입사들한테는 마냥 좋기만 했던 마켓은 아니었겠지만, 기대작 대부분 수입이 확정된 덕분에 국내 영화팬들은 눈이 호강할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