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보고]
[현지보고] <샌 안드레아스> 브래드 페이턴 감독 "재난 속 감정에 집중했다"
2015-06-11
글 : 이예지
<샌 안드레아스> 브래드 페이턴 감독
브래드 페이턴 감독.

-전작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 신비의 섬>과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다른가.

=<샌 안드레아스>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영화다. 규모로 볼 때도 초대형 스크린에 적절한, 더 큰 영화이다. CG 작업에 있어서 전작은 500신을 작업했다면 <샌 안드레아스>는 1400신을 작업했다.

-재난이 일어난 후 영웅이 나타나는 전형적인 재난영화다.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일반 재난영화는 대통령이 어떻게 결정을 내려서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보여주는 식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샌 안드레아스>는 관객을 영화 안으로 끌어들여서 인물의 감정을 느끼게 하려 했다. 예를 들어 초반 헬리콥터 구조 신이나 레이의 아내 엠마(칼라 구기노)가 옥상에서 탈출하는 팬케이크 신을 보면 저절로 몰입이 되지 않나. 급박한 상황에서의 감정을 관객도 함께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또한 일반적인 재난영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과 교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스케일을 크게 잡고 영웅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샌 안드레아스> 역시 큰 규모의 재난영화이지만 가족이라는 사적인 울타리 안에서 서로가 교감하며 갈등을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한 개인적 감정선이 짙게 깔려 있는 영화이기에 차별화된다고 본다.

-최근 네팔에 크고 작은 지진이 일어나 관객 입장에서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봐야 할 까닭이 있다면.

=슬픈 일이다. 공교롭게도 네팔 지진이 발생했던 시점이 영화 촬영을 마치고 홍보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홍보를 쉬는 대신, 네팔 지진 구호활동을 비롯해 기타 지진 관련 단체에 많은 기부금을 냈다. <샌 안드레아스>에는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 영화에 등장한 캘택(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지진학연구소에서 감사의 말을 들었다. 관객들에게 지진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하고 지진 발생 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게 해줬다는 게 그 이유다. 이 영화는 사람들의 인내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지진을 피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진이 일어난 후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 돕고 대처하고 참고 견디며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는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다. 영화는 그런 면을 부각하고자 했다.

-한국계 배우 윌 윤리가 연기한 킴 파커가 어린아이를 구하려다 자신을 희생한다.

=그 장면은 굉장히 강력하고 사람들의 뇌리에 오래 남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영웅적인 일을 할 수 있고 규모가 크든 작든지 간에 선행을 하고 살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장면이다. 영화 속 아름다운 순간은 관객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게끔 하는 영감을 준다. 난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이기적이기보단 이타적으로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지점을 할리우드영화로 끌어들이고 싶었다. 그래서 킴 파커가 희생당하는 장면은 아주 마음에 든다. 드웨인 존슨이 이 장면을 탐내기도 했지만, 주인공이 초반에 죽으면 안 되기에 말렸다. (웃음)

-여러 재난영화를 참고했을 것 같다.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아서 기획 단계에서부터 모든 영화를 끊었다. 단, <타이타닉>(1997), <칠드런 오브 맨>(2006) 두 영화는 봤다. <타이타닉>은 최고의 재난영화다. 대규모 영화로, 급박한 재난 상황이 벌어지지만 그 가운데 러브 스토리가 있고 감정선이 살아 있다. <샌 안드레아스>도 재난 속에서도 감정선을 살려내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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