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FF 37.5]
[STAFF 37.5] 총이 곧 시대와 인물이다
2015-08-07
글 : 김현수
사진 : 오계옥
<암살> 총기 감수 이주환 실장

영화 <대호>(2015) <암살>(2015) <우는 남자>(2014) <베를린>(2012) <도둑들>(2012) <마이웨이>(2011) <고지전>(2011)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태극기 휘날리며>(2004)

드라마 MBC <로드 넘버 원>(2010)

액션영화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소품이 바로 총이다. 특히 <암살>에서 총은 또 하나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다. 등장인물 모두가 캐릭터 성격에 부합하는 총을 들고 싸우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고로, 현장에서 총기를 관장하는 스탭의 임무 또한 막중해진다. 최근 한국영화 감독들이 시나리오에 총을 등장만 시켰다 하면 일단 총기 담당 이주환 실장을 섭외한다. 감독이 원하는 총기를 수소문해 촬영장 배우들 옆에 어떻게든 갖다놓는 것이 이주환 실장의 일이다. 최동훈 감독 역시 그를 만나 영화에 반드시 등장시키고 싶은 총을 일러줬다. 최동훈 감독이 <암살>에서 꼭 등장시키고 싶어 했던 총은 안옥윤(전지현)이 들고 지붕을 뛰어다니는 기관단총이었다. “그 총의 공식 명칭은 ‘톰슨 M1928’로 할리우드 누아르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갱단을 상징하는 총이다. 당시 중국에서는 이미 카피본을 만들어 팔던 총이다. 영화의 배경인 1933년 상하이에서도 충분히 구할 수 있었기에 등장시키는 데 무리가 없었다.”

이주환 실장은 현장에서 총기의 시대고증뿐만 아니라 제복과 제식 등 군사문화 전반에 걸친 고증 작업도 함께한다. 그리고 배우들의 제식 자세를 트레이닝해주는 역할도 한다. “이번 현장에서는 전지현씨가 특히 고생 많았다. 남자배우들은 전부 권총 차고 다니는데 혼자만 5kg이 넘는 기관총을 들고 지붕 위를 뛰어다녀야 했다.” <암살>은 여군 저격수의 저격 장면이 반드시 부각되어야 하는 영화였기에 전지현과 이주환 실장의 호흡은 그 어떤 현장에서보다 중요했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내 의견을 귀 기울여 들어줘서 지금껏 작업했던 현장 가운데서 가장 기분 좋게 일했다.”

전지현에게 총기 파지법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겠지만, 이주환 실장의 관심은 오로지 군장과 총기에만 집중되어 있는 눈치다.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이 쓰는 ‘월터 PPK’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가 쓰던 바로 그 총이다. 물론 시대고증에는 문제가 없어 등장시켰다.” 한국영화 최초로 ‘3년식 중기관총’을 등장시킨 것도 그의 성과다. 스스로 “완벽한 고증이었다”고 평가하는 이 총기는 영화 초반 만주전투 장면에서 아주 잠깐 스치듯 등장한다. 웬만한 프로페셔널이 아니고서야 놓치고 지나갈 법한 디테일이야말로 이주환 실장이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다. <암살>은 실총 등장 기준으로 한국 촬영 분량에 51자루, 중국 촬영 시에는 80자루가 넘는 총기가 쓰여 한국영화 최고의 규모를 자랑한다. 이주환 실장이 <암살> 현장을 얼마나 좋아했을지 눈에 선하다.

책과 DVD

그가 현장에서 디테일한 고증을 할 수 있는 건 철저한 자료조사 덕분이다. 1, 2차 세계대전 당시 제복 문화를 비롯해 당시 군대에 관한 모든 것이 정리되어 있는 책들이 일본에서 출간되어 있다. 샘 페킨파 감독의 <철십자훈장>(1977)도 그에게 교과서 같은 영화다.

최신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