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도 더 된 고전 TV시리즈물의 주인공을 연기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나.
=사실 나는 내가 미래에 맡게 될 배역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지금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기에도 벅차다! (웃음) 나폴레옹 솔로는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라서, 어떤 배우라도 포기하기 쉽지 않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그는 ‘절대적’이 아님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 나의 배우 인생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슈퍼맨과 스파이 중 현재는 스파이에 좀더 애정이 간다는 것인가.
=쉽지 않지만 지금은 그렇다. 그가 좀더 인간적이어서라고 해야 할까. 클라크 켄트에 비해 나폴레옹은 자아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나보다 타인을 위하는 마음도 필요없는 평범한 인간이면서, 자신만을 위한 삶도 즐길 줄 아는 인물이라고 생각된다.
-<맨 프롬 U.N.C.L.E.>과 같이 유난히 스타일리시하고 유머가 가득한 영화에서 당신을 보는 것이 놀라웠다.
=반대로 내가 지루한 타입이라는 뜻인가? (웃음) 나폴레옹 솔로는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캐릭터였다. 스파이라고 하면 으레 생각하는 고전적인 제임스 본드에서 벗어나서, 조금은 가볍게 접근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또 가이 리치 감독이라면, 새로운 방식의 ‘본드’와 ‘본드걸’, ‘본드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고 이번 작품에서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원작 TV시리즈에서 나폴레옹 솔로를 연기한 로버트 본을 만나본 적 있나.
=없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리메이크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원작의 오리지널리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창작이 가미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연기를 따라해서는 나만의 나폴레옹 솔로가 나올 수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만약 그를 만날 수 있었다면, 그와 내가 나폴레옹이라는 캐릭터를 연구하고 해석한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눴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