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괴짜 슈퍼히어로 데드풀의 무한 매력 <데드풀>
2016-02-10
글 : 김수빈 (객원기자)

특수부대 요원 출신의 용병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은 취향과 장난기마저 똑 닮은 바네사(모레나 바카린)를 만나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행복은 광고처럼 짧은” 법. 말기 암 선고를 받은 웨이드는 비밀 임상실험에 참여하며 재기를 노린다. 극한의 고문으로 이뤄진 실험 후 웨이드는 암을 치료할뿐더러 무한한 재생 능력을 얻으며 불사의 존재가 된다. 하지만 동시에 부작용으로 호러영화에 어울릴 법한 외양을 갖는다. 스스로 슈트까지 지어 입고 ‘데드풀’이 된 웨이드는 자신을 고문한 자를 찾아 제대로 복수한 뒤 당당히 바네사 앞에 나서려 한다.

데드풀의 가장 큰 매력은 슈퍼히어로의 전형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데드풀은 갖가지 수단으로 적을 죽이는 잔혹한 액션 마니아지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캐릭터 시계를 애용하는 천진난만한 어른이다. 그는 울버린에 버금가는 힐링 팩터 능력에다 뛰어난 무술 실력까지 갖췄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도 농담을 멈출 줄 모르는 수다쟁이다. 영화는 다중인격이 의심될 정도로 다채로운 데드풀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낸다. 관객과 등장인물 사이에 존재하는 ‘제4의 벽’을 깨는 원작의 설정도 영화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데드풀 스스로의 중계로 액션 신은 활기를 더하며 부족한 제작비로 인한 고충과 라이언 레이놀즈가 참여한 전작(<그린랜턴: 반지의 선택>(2011))의 실패마저도 말장난 소재로 활용된다. 자학 개그부터 속편에 대한 정보까지 빼곡히 담겨 있는 오프닝과 엔딩 크레딧도 쏠쏠한 재미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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