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지난 6월15일 336만 관객을 돌파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 대한 팬덤이 어마어마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건 배우 김민희가 연기한 히데코와 김태리가 맡은 숙희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이다. 이들 커플의 애틋하고도 관능적인 사랑을 응원하는 팬들은 반복 관람은 물론이고 캐릭터의 주요 대사와 디테일한 행동에 대한 의미까지 수많은 담론을 쏟아내고 있다. 누가 봐도 명백한 레즈비언 로맨스 영화가, 한국 극장가에서, 이토록 뜨거운 지지를 받게 될 날이 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징조는 있었다. 퀴어영화가 한국 극장가에서 새로운 대중적 성취를 이루기까지, 어떤 조짐들이 있었나. 또 <아가씨>의 바통을 이어받아 관객의 눈을 홀릴 ‘퀴어’한 영화로는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 한편 극장 밖에서 LGBT 이슈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나. 2016년의 무지갯빛 6월이 불러일으킨 몇 가지 질문들을 곱씹어보았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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