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영화人] 그래픽노블 수준의 스토리보드 - <아가씨> <곡성> 작업한 콘티 브라더스의 차주한 작가
2016-07-07
글 : 장영엽
사진 : 손홍주 (사진부장)

2016 <밀정> 2016 <덕혜옹주> 2016 <아가씨> 2016 <곡성> 2015 <베테랑> 2015 <암살> 2014 <명량> 2013 <변호인> 2012 <도둑들> 2012 <광해, 왕이 된 남자> 2009 <해운대> 2008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5 <친절한 금자씨>

지난해의 두 ‘천만’영화 <암살>과 <베테랑>, 올해 상반기 한국 극장가의 화제작 <아가씨>와 <곡성>, 하반기 기대작 <밀정>과 <덕혜옹주> <마스터>의 공통분모는? 콘티 작가 집단 ‘콘티 브라더스’의 스토리보드를 영화의 출발점으로둔 작품이라는 점이다. 광고회사 동료였던 차주한 작가와 송선찬 작가가 의기투합해 지난 2005년 설립한 ‘콘티 브라더스’는 10여년 새 내로라하는 한 국영화 감독들이 영화의 밑그림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찾는 작가 집단이 되었다. 차주한 작가가 인터뷰 장소에서 보여준 <아가씨>의 스토리보드 작업물을 엿보니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아가씨>의 주요 배경이었던 코우즈키의 저택은 물론이고 한 장면 안에서 등장인물의 표정이 변화하는 과정까지 세심하게 담아냈다. 예를 들어 영화의 초반부, 숙희가 저택으로 향하며 차 안에서 보따리를 푸는 순간 눈의 움직임까지 콘티에 묘사되어 있다고 할까. 그리고 무엇보다 작화의 완성도가 높다. 채색을 입히고 디테일을 추가하면 그래픽노블이나 만화책 출간을 고려해도 될 정도다. “콘티 브라더스의 ‘그림발’때문에 우리를 찾는 감독님도 있다”며 차주한 작가는 웃음 지었다.

“이미지를 최대한 정확하게 구현하자”는 건 차주한 작가의 변하지 않는 신조다. “스토리보드에서 정확한 이미지를 보여줘야 연출자 또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 위해 레퍼런스에 의존하는 건 최대한 지양한다고. “그 시간에 한번이라도 시나리오를 더 읽어보는” 편이 낫단다. 시나리오를 달달 외울 정도까지 머릿속에집어넣으면 회의 시간이 아니라 밥을 먹거나 운전하는 순간에도 영화의 밑그림이 툭툭 떠오른다. 그렇게 나온 아이디어를 종합해 감독에게 전달하는 것 또한 스토리보드 작가의 역할이라고 차주한 작가는 생각한다. “시나리오의 방향이나 영화의 컨셉, 등장인물에 대한 의견을 감독님들에게 많이 전달하는 편이다. 어떨 때는 다소 세게 목소리를 낼 때도 있다.”

차주한 작가는 콘티 브라더스의 삼성동 사무실을 정리하고 최근 중국 베이징에 머물고 있다. 프리 프로덕션의 전반적인 과정을 담당하는 회사 ‘스퍼스’(SPURS, ‘박차를 가한다’는 뜻)를 베이징에 설립하는 것이 임박한 목표다. “예전에는 누군가의 박차를 받으면서 일했다. 이제는 한중 영화인들을 도우며 사람들을 달리게 하는 존재가 되고 싶다.” 그렇게 그는 콘티 브라더스를 넘어 더 큰 밑그림을 구상하는 중이다.

<마더>의 <춤>

차주한 작가가 스토리보드 작업을 하며 가장 많이 듣는 곡은 영화 <마더>의 에필로그에 흐르는 <춤>이다. “극장에서 이 장면을 보는데 마치 압사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 작업 역시 보는 이들에게 그런 느낌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극이 필요할 때마다 즐겨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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