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
[동서대학교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 아시아 영화산업의 허브를 꿈꾼다
2016-08-22
글 : 이주현
사진 : 김정태 (객원기자)
동서대학교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

동서대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 영화과 대표인 3학년 김상문 학생이 촬영조명 실습 스튜디오에서 소니 PMW-F5 카메라를 조립한다. 촬영 전공자다운 능숙한 손놀림이다. 신중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만지고 있는 그에게 여름방학은 어떻게 보내고 있냐고 묻자 그는 거제도 청소년 수련관에서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촬영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좋아서 하는 자발적 봉사활동이다. “혹시나 내가 학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가르치진 않을까 싶어서 이것저것 촬영 관련 자료들도 많이 찾아본다. 그것 때문에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못하고 있지만 나름 내게도 좋은 공부가 되고 있다.” 그가 청소년 수련원에서 꽤 믿음직스러운 ‘대학생 선생님’일 거란 확신이 들었다.

김상문 학생은 2012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동서대학교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 영화과에 입학했다. 입학 첫해엔 센텀캠퍼스가 아닌 본교 냉정캠퍼스로 등하교했다. 영화과, 연기과, 뮤지컬과로 이루어진 동서대학교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은 2008년 출범했고,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이 위치한 센텀캠퍼스는 2012년 12월 개소했다. 2015년부터는 디지털콘텐츠학부와 통합해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영화와 영상 전반을 아우를 수 있게 단과대학의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김상문 학생은 군 제대 뒤 센텀캠퍼스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캠퍼스의 입지적 조건과 시설 모두 더없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이 되면 영화제를 강의실 삼아 코앞에서 영화제를 즐길 수 있는 것은 기본이다.” 이용관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 학장도 “영화진흥위원회, 부산영상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영화 관련 기관들이 모여 있는 센텀시티라는 입지조건 덕에 학생들은 영화산업의 흐름과 분위기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연기과 및 뮤지컬과 학생들에게 1126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뮤지컬 전용극장인 소향뮤지컬씨어터는 큰 자랑거리다.

김상문 학생은 “학교 시설이 워낙 좋아서 따로 자랑할 말이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의 안내에 따라 학교 건물을 둘러보니 녹음 스튜디오, 촬영조명 실습 스튜디오, 사운드 편집실, 영상 편집실, 브레인스토밍실, 개인 모니터링룸 등 학생들에게 필요한 공간들이 잘 갖추어져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일차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모자람 없는 우수한 장비들이다. 레드 원 카메라 같은 촬영 장비뿐만 아니라 조명과 사운드 전공도 특화돼 있어서 관련 장비들이 잘 구비되어 있다.” 이러한 장비는 실습 수업 때 적극 활용된다. 4년제 커리큘럼의 경우, 전반부 2년은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데 집중하고 후반부 2년은 영화 창작 실습에 집중하게 되어 있다. 2010년 하반기부터 정착되기 시작한 장편영화 지원 프로젝트의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장편영화 지원 프로젝트 시행 2년 만에 재학생이 연출한 장편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김병준 감독의 <개똥이>가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비전 부문에 진출했고, 서호빈 감독의 <못>이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 같은 부문에 진출하는 성과를 낸 것이다.

한국영화의 살아 있는 전설 임권택 감독이 석좌교수로 있고,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전 집행위원장이 학장으로 있는 학교라는 점에서 동서대학교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 학생들의 자부심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1학년 때 <서편제>(1993)에 관한 임권택 감독님의 마스터클래스 수업을 들었다. 임권택 감독님의 마스터클래스는 영화과뿐만 아니라 연기과와 뮤지컬과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임권택 감독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학생들에게 좋은 자극이 된다.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 만들기란 무엇인가’ 하는 진지한 고찰을 학생들 스스로 할 수 있게끔 만든다. 김상문 학생은 말했다. “임권택 감독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 중에 이런 게 있다. ‘영화감독은 흥행만 생각하면 안 된다. 영화인이라면 적어도 흥행을 뛰어넘는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 말씀을 듣고 나니 시나리오 쓸 때 자세부터 달라지더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배워나가는 과정이 그 자체로 즐겁다는 그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동서대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에 입학하면 자유롭게 예술에 대한 열정을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학교의 든든한 지원이 학생들의 열정의 온도를 한껏 드높이고 있다

동서대학교 소개

‘Before Dongseo After Dongseo’(BDAD)를 슬로건으로 내건 동서대학교는 영화•영상, IT, 디자인, 콘텐츠 분야의 특성화에 집중해 비약적 발전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엔 ‘미래형 대학’이 될 것임을 선포하면서 미래형 교육방법과 국제화 전략의 모색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동서대는 특성화와 융•복합교육을 적극 추구하고 있다. 동서대의 특성화 전략은 부산시의 발전 방향과 발맞춘 실질적 산학협력을 추구한다. 2012년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캠퍼스를 오픈하고 이곳에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의 둥지를 튼 것도 영화영상산업의 집적지에서 입체적인 산학 연계를 도모하기 위함이었다.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동서대는 미국과 중국에 해외 캠퍼스를 설립해 학생들이 국제적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매년 200명의 학생이 학점인정해외연수프로그램인 SAP(Study Abroad Program)를 통해 미국과 중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왕복항공료, 기숙사비, 현지 수업료 전액을 학교에서 지원하고 있다. 최근엔 부산지역 대학 중 유일하게 2016년도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주관기관에 선정되면서 3년간 매해 18억원, 총 54억원 규모의 국비 지원도 받게 됐다.

수시전형

동서대학교는 201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총 입학정원(2435명)의 73.4%인 1788명을 선발한다.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의 경우 디지털콘텐츠학부는 총 입학정원 140명 중 100명, 영화과는 40명 중 24명, 뮤지컬과는 30명 중 19명, 연기과는 30명 중 18명을 수시에서 뽑는다. 일반계고교 전형은 학생부 90%+면접 10%를 반영하며, 1단계에서 내신성적만으로 모집인원의 8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내신성적 90%+면접 10%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뮤지컬, 연기과의 경우 2단계에서 학생부 50%+실기 50%를 반영한다. 뮤지컬과의 실기과제는 음악, 무용, 연기 중 하나를 택하여 선 보이면 되고, 연기과는 자유연기와 지정연기를 모두 본다. 원서접수는 9월12일부터 21일까지, 서류 제출은 9월12일부터 23일까지. 자세한 사항은 동서대학교 홈페이지를 참고할 것.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

이용관 동서대학교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 학장 인터뷰

-4년째 학장직을 맡고 있다. 그간의 결실이 있다면.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희망적이다. 환경 개선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고 지원률도 많이 높아졌다. 개인적 목표 중 하나는 학생들과의 유희를 늘리는 거였다. 수업 시간 외에도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장으로서 학생들과 교수진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몸으로, 마음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을 꾸준히 만들어가려 한다.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클 것 같다. 일반 대학의 영화과와 차별화되는 교육 목표는 무엇인가.

=임권택 감독님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세계적인 감독이 됐듯 동서대 또한 그것을 이뤄보고자 한다. 수도권이 아니라는 점이 지역적 한계일 수 있다. 하지만 부산시가 세계적인 영화의 도시로 거듭난 것처럼 우리도 시야를 확장해 아시아 영화 교육의 허브가 되려고 한다. 그 일환으로 아시아 학생들을 유치해 영어로 관련 전공 수업을 하는 글로벌 디비전도 운영 중이고, 중국과 함께 아시아대학생영화제도 개최하고 있다.

-원하는 인재상은.

=어정쩡하게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 끼 있는 학생들을 원한다. 무언가 이루고자 하는 열정 가득한 학생이 결국 현장에서 적응력도 높고 독창적인 것을 이루게 되더라.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중요한 건 본인의 의지와 열정이다.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져 있는 학생들이 많을 텐데 공부에 매달리느라 찌들었던 기를 부산에 와서 활짝 펴고 맘껏 발산하면 좋을 것 같다. 동서대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이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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