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오스카 레이스에서는 외국어영화상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2016년 오스카상은 이변의 여지없이 <사울의 아들>이 외국어영화상을 수여한 바 있으나 올해는 승자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프랑스는 이자벨 위페르가 호연한 <엘르>를 출품작으로 선택했다. <엘르>는 한 여성이 자신을 성폭행한 괴한을 쫓으면서 벌이는 위험한 게임을 그려낸 스릴러로,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 당시 <카이에 뒤 시네마> 전 편집장인 장 미셸 프로동, <카이에 뒤 시네마> 평론가인 뱅상 말로사에게 각각 별 다섯, 별 넷을 받았고 <씨네21> 기자들의 베스트 공동 1위에도 오른 작품이다. 독일은 칸영화제 당시 호평받았던 마렌 아데 감독의 <토니 어드만>을 선택했다. 아버지와 딸 사이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가족 코미디인 <토니 어드만>은 8년 만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독일영화로, 영화지 <스크린>에서 최고 평점을 기록하며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작으로 주목받았으나 무관에 그쳤다.
칸영화제에서 아쉽게 호명되지 못한 쟁쟁한 작품들이 출품된 한편, 칸영화제 수상작들도 라인업에 있다. 이란에선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각본상 2관왕을 차지한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을, 캐나다에서는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자비에 돌란 감독의 <단지 세상의 끝>을, 필리핀에서는 여우주연상을 받은 브리얀테 멘도사 감독의 <마 로사>를 출품한다. 한편, 이탈리아는 잔프랑코 로시의 다큐멘터리 <화염의 바다>를 출품했다. 아프리카 난민들의 삶을 담아낸 <화염의 바다>는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하면서 출품에 힘을 실었다. 스페인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줄리에타>를 출품했다. 그의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출품은 <귀향>(2006) 이후 처음이다. 칠레는 최근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재키>로 첫선을 보인 파블로 로레인 감독의 <네루다>를 택했다. 한국에서는 김지운 감독의 <밀정>이 레이스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