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스페셜] 특별전 ‘호소다 마모루의 세계’의 주인공 호소다 마모루 감독
2016-11-09
글 : 김성훈
©2016 TIFF

올해 도쿄에서 화제의 인물은 단연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었다. 도쿄국제영화제는 ‘호소다 마모루의 세계’라는 섹션을 마련해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썸머워즈>(2009), <늑대아이>(2012), <괴물의 아이>(2015) 등 그의 장편애니메이션들을 상영했다. 그의 중•단편 6편(<디지몬 어드벤처>(1999), <디지몬 어드벤처: 우리들의 워 게임!>(2000), <꼬마 마녀 도레미 시즌4 40화>(2002), <슈퍼플랫 모노그램>(2003), <플래닛 66에서 온 창조물~롯폰기 힐스 스토리~>(2003), <내일의 나자>(2003)) 또한 ‘작가성의 맹아 1999-2003’ (作家性の萌芽)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여 상영됐는데, 호소다 마모루의 세계가 지난 20년 동안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한눈에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롯폰기 힐스에서 만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5분짜리 단편을 만들 때나 2시간짜리 장편을 만들 때나 자세는 똑같다”고 말할 만큼 여전히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다.

-아이를 가진 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달라졌나.

=큰 변화가 있다. 큰아이는 2012년에, 작은아이는 지난 연말에 태어났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삶이 오로지 내 것이었다. 나를 위한 삶과 나 자신에게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뒤로 아이를 위한 삶을 살기 시작했고, 아이에 대해 궁금해 했다. 아이를 중심으로 인간관계가 형성됐다. 무엇보다 넓은 시각을 가지고 사회를 바라보게 된 것 같다.

-가나자와미술공예대학 시절, 애니메이션보다 실사영화에 관심이 더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나.

=당시 실사영화를 할지, 애니메이션을 할지 고민이 많았다. 평소 드로잉과 일러스트레이션을 좋아했다. 사진과 드로잉 가운데 드로잉을 더 좋아할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을 선택하게 됐다.

-대학을 졸업한 뒤 미야자키 하야오의 스튜디오 지브리 인턴 채용시험에 응시했지만 떨어졌다. 당시 미야자키 하야오가 당신 작품의 몇몇 신을 보고 “당신만의 길을 가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고 들었다. 그의 조언이 당신을 더 강하게 만들었나.

=미야자키 하야오는 어릴 때부터 나의 히어로였다. 애니메이터로서 그의 작품을 무척 좋아하고 존경한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그와 나는 동료다. 지금은 그가 나의 히어로라고 표현하기 어렵다. 경쟁을 해야 하는 구도이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관을 모방하는 것은 감독으로서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브리에 불합격한 뒤 지금까지 나만의 신념을 갖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1991년 도에이 애니메이션에 입사했다. 입사 초기 어떤 애니메이터였는지 궁금하다.

=단편애니메이션을 주로 만들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때도 애니메이션을 창작하는 데 몰두했다. 지금과의 차이라면 그때는 시리즈 중에서 에피소드 하나를 연출했을 뿐이다. 하지만 20분짜리 에피소드를 만들 때나 2시간짜리 장편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나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때 연출자로 낙점돼 지브리에 들어갔다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으로 대체되면서 지브리를 떠난 바 있다. 지금은 그들과의 관계가 어떤가.

=지브리와 호흡이 잘 맞지 않았던 것은 주변 사람들이 내게 미야자키 하야오의 색깔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당시 만들고 싶은 영화가 있었으나 주변 사람들과 철학이 맞지 않았고 같은 팀으로 일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일을 함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지브리와 관계가 좋다. <썸머워즈>의 미술감독인 다케시게 요우지는 지브리 출신이고, 지브리의 제작자 스즈키 도시오가 ‘썸머워즈’라는 제목을 짓는 데 조언해줬다.

-<늑대아이>에서 묘사된 자연이 아름다웠다. 영감을 어디서 받았나.

=고향인 도야마현에서 어릴 때부터 언덕 위에 올라 구름을 많이 보고 자랐다. 도야마현은 일본 최고의 산악 휴가지인 다테야마 알펜루트가 있는 곳이다. 구름의 움직임이 변화무쌍해 마치 종교화를 보는 듯했다.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영감을 받는다.

-최근 관심이 가는 주제가 있나.

=가족의 의미와 형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전통적 의미의 가족과 현대사회 가족의 차이에 대해 관심이 많다.

-3년마다 새 작품을 내놓았다. 신작은 언제쯤 나올까.

=아직 자세한 얘기를 할 순 없지만 2018년에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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