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2017년 한국영화, 역시 풍성합니다
2016-12-23
글 : 주성철 |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2017년 한국영화, 역시 풍성합니다

드디어 신년호다. 2017년 만나게 될 한국영화와 그 인터뷰들로 가득 채운다. 2017년도 만만찮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류승완 감독의 <군함
도>,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를 비롯해 총 26편을 모았다. <변호인>(2013) 이후 돌아온 양우석 감독은 자신이 직접 스토리를 쓴 웹툰 <스틸 레인>을 영화화하기에 전작보다 자신의 ‘본색’을 드러낼 것 같고, 단편 <런던 유학생 리처드>(2010)부터 주목했던 이용승 감독이 <10분>(2013)을 지나 명필름에서 만들게 될 <7호실>이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하고, 언제나 액션 장면에 관한 한 뭔가를 보여줬던 정병길 감독의 <악녀>도 기대되고, 개봉 당시 거의 <씨네21> 홀로 주목했던 것 같은 <모비딕>(2011)의 박인제 감독의 신작 <특별시민>도 궁금하다. 그런데 이처럼 한호에 다 모으다보니 아쉽게도 이런저런 이유로 언급하지 못하는 영화들이 생기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 이정범 감독의 <악질경찰>, 윤종빈 감독의 <공작> 같은 영화들이다. 이들과도 언젠가 꼭 만나볼 생각이다.



지난호 2016년 한국영화 베스트 결산을 하며, 여성감독의 작품(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와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이 5위권에 들어온 것이 무려 15년 만의 일이라는 얘기를 한 적 있다. 그리고 이번호 #영화계_내_성폭력 여덟 번째 대담은 그 주제를 확장해 한해 개봉한 여성영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서 자연스레 2017년 만나게 될 여성영화들에 주목해봤는데, 일단은 역시나 아쉽다. 한재림 감독의 <더 킹>처럼 개봉이 임박한 영화들을 제외하고 거의 30편 정도를 망라한 셈인데, 그중 여성감독의 영화는 앞서 언급한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 외에 <4인용 식탁>(2003) 이후 무려 13년 만에 신작을 내놓는 이수연 감독의 <해빙>과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단편 <나의 오른쪽, 당신의 왼쪽>(2012)으로 주목받았던 이주영 감독의 <싱글라이더> 정도만 눈에 띈다. 말하자면 2016년을 결산하며 가졌던 기대가 불과 한주 만에 다시 벽에 부딪힌 느낌이다. 물론 김옥빈 주연의 <악녀>처럼 여성주인공 작품들을 더하자면 이래저래 사정이 나아지겠지만 ‘역시’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한편, 새해를 맞으며 보게 된 2016년의 마지막 작품은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였다. 시리즈의 원래 팬이기도 하지만 견자단의 팬으로서 본 것이기도 하다. 아마도 그의 팬들이라면 영화 속에서 시각장애인인 그가 ‘포스’ 운운하며 불바다를 이룬 전장을 수평트래킹으로 가로지를 때, 타르코프스키의 <노스텔지아>(1983)에서 고르차코프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온천을 가로지를 때의 숭고한 기분마저 들지 모른다. 바로 앞서 만들어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에서 <레이드> 시리즈의 이코 우웨이스와 야얀 루히안이 대사 한마디 없이 사라졌던 것을 떠올려보면, (물론 거대 중국시장의 힘이겠지만) 견자단과 장원의 비중은 상당하다. <삼국지: 명장 관우>(2011)에서 관우(견자단)와 그토록 함께하고팠던 조조(장원)의 꿈은 그렇게 할리우드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인터넷을 달군 이연걸의 현재 소식에 새해를 맞는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견자단과 1963년생 동갑내기(어느덧 50대 중반이라니)인 이연걸은 언제나 최고였다. 한때 스턴트맨으로 시작한 견자단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자리에 있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정반대가 됐다. 2017년 개봉하는 <트리플엑스 리턴즈>의 경우 이연걸이 출연을 고사하면서 견자단이 출연하게 된 일도 있었다. 그렇게 세월은 무상하다. <영웅: 천하의 시작>(2002)의 오프닝 외에 이연걸과 견자단이 (그들이 30살일 때!) 최고 수준의 대결을 펼친 <황비홍2: 남아당자강>(1992)의 마지막 대결을 보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