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스페셜] “리들리 스콧의 촬영장에서는 모든 것이 진짜처럼 구현된다” - <에이리언: 커버넌트> 배우 마이클 파스빈더
2017-05-17
글 : 안현진 (LA 통신원)

<프로메테우스>에서 안드로이드 데이비드는 수수께끼 같은 캐릭터였다. 관객이 데이비드를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영화는 끝나버린다. 또한 데이비드는 몸과 머리가 분리되는 끔찍한 수모를 겪고도 살아남은 생존자다. <프로메테우스>로부터 10년 뒤를 그린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안드로이드 데이비드와 그의 후속모델인 월터까지 1인2역을 연기한 마이클 파스빈더를 만났다. 두 캐릭터가 얼마나 다른지를 말하기보다 촬영장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얼마나 특별한지를 말하며 즐거워하는 그는, <에이리언> 시리즈의 속편에도 물론 출연하고 싶다며 스콧 감독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아낌없이 드러냈다.

-데이비드는 일종의 악역이었다. 이번 영화에서 월터라는 또 다른 안드로이드를 연기하면서 데이비드가 저지른 일들에 대한 구원을 찾는지 궁금하다.

=(정색하며) 구원이라고? 데이비드가 구원이 필요한 존재인지는 몰랐다. <프로메테우스>에서 머리가 뜯겨나갔는데 그걸로 부족한가? (웃음) 아마 일종의 결론은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구원이라니 모르겠다.

-어둡고 무서운 세계라는 걸 알면서도 미지의 세계를 계속해서 탐험하려는 인간의 시도는 왜 계속된다고 생각하나.

=사람이라는 존재는 언제나 별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았나. 별은 천년이고 만년이고 그 자리에 있었고 사람들의 궁금증과 그동안 일궈낸 기술의 발달, 그리고 사람들이 지구를 망가뜨려서 새로운 살 곳이 필요해진 현실들이 이같은 결과로 보여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주는 내가 아는 한 사람들에게 매혹적인 대상이었다. 그곳에 우리가 모르는 문명이 있을 거라는 상상 또한 그렇다.

-가장 최근에 미지의 세계를 만나 두려웠던 경험이 있나.

=새로운 캐릭터에 다가가는 과정은 항상 그런 것 같다. (웃음) 그 캐릭터를 이해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각본을 읽는다고 알게 되는 건 아니다. 촬영을 시작하고 세트에 가서 모두의 앞에서 내가 소화한 캐릭터를 꺼내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미지의 상태로 남아 있다. 그리고 때로는 영화 촬영이 끝났는데도 모르는 채로 남아 있기도 한다. (웃음)

-지난 영화에서 데이비드가 당한 수모는 끔찍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어떤 수위의 끔찍한 고문을 당하는지.

=절대로 말해줄 수 없다. (웃음) 예고편을 봤으면 알겠지만 월터의 얼굴에 작은 반창고가 붙어 있다. 어느 정도의 도전이 있다는 의미다.

-예고편을 보면 크리처들이 나오는 장면이 굉장히 강렬하다. 촬영 때 어땠는지 궁금하다.

=고무옷을 입은 사람들 또는 애니매트로닉스, 그 두 가지와의 대면이었다. 하지만 이건 말해두고 싶다. 리들리 스콧의 촬영장에서는 모든 게 진짜처럼 구현된다. <프로메테우스>의 첫 촬영날을 잊을 수 없다. 내가 진짜로 우주선 위를 걸어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스페이스 자키의 거대한 머리를 가져왔을 때도 놀랐다. 그건 모두 실제로 만들어졌다. 실재했고, 만질 수 있었고, 반응할 수 있었다. 요즘같은 시대에 그건 배우들에게 정말 특별한 배려다. 리들리 스콧은 시각적인 사람이다. 영화를 위해 그의 세계를 진짜로 건설하는 사람이다.

-캐릭터를 위해 참고한 영화나 책이 있나.

=데이비드는 데이비드 보위와 피터 오툴을 참고해서 연기했다. 그리고 월터를 연기할 때는 <스타트렉>시리즈의 스팍을 떠올렸다.

-리들리 스콧 감독과의 인연이 각별하다. 이 영화를 만들며 만난 리들리 스콧은 어떤 사람이었나.

=그에 대해서 많은 모습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촬영하며 만난 그는 아이 같은 사람이었다. 이제껏 그와 세편의 영화를 같이하면서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는 걸 느꼈다. 재미있는 사람이고, 장난기 가득한 사람이다. 그런 어린아이 같은 면과 함께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점에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촬영장에서 그는 어떤 감독인가.

=이 정도 사이즈의 영화를 리들리처럼 빠른 속도로 촬영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거대한 세트에 모든 배우를 데려다놓고 여러 대의 카메라로 한번에 촬영한다. 한번에 여러 배우와 동시에 연기하는 건 다른 촬영장에서는 드문 일이다. 여러 대의 카메라가 배우 각각을 촬영하는 동안 배우는 카메라가 아닌 다른 배우를 바라보며 연기할 수 있다. 리들리가 추구하는 즉각성은 배우가 연기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다시 말하지만 정말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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