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무어의 카메라가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한다. 5월 16일 칸국제영화제에서 제작사 하비 앤드 밥 웨인스타인은 마이클 무어의 신작 다큐멘터리의 전세계 배급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클 무어가 “지난 몇달간 비밀리에 제작했다”고 밝힌 이번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화씨 11/9>다.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 된 11월 9일을 상징하는 동시에 2004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화씨 9/11>의 연장선에 있음을 밝힌 셈이다. 마이클 무어는 <화씨 9/11>을 통해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9·11 테러 사이 드러나지 않은 비밀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폭로한 바 있다.
특유의 날선 풍자와 유머, 집요한 추적과 강한 메시지로 가득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번 다큐멘터리에 대해 마이클 무어는 “트럼프가 향후 행보를 걱정해야 될 만큼 폭발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동안 어떤 공격을 해도 트럼프에겐 아무 효과도 없었다. 어떤 사실이 폭로되어도 그는 태연했다. 사실, 증거, 두뇌로는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 (트럼프는) 실수로 자해행위를 한 뒤에도 다음날이면 멀쩡하게 일어나 트위터를 하며 버틴다. 하지만 이번 영화로 그 모든 것이 끝장날 것”이라며 영화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럼프에 대한 마이클 무어의 공격은 이미 예견됐었다. 마이클 무어는 대선 직전 트럼프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마이클 무어 인 트럼프 랜드>(2016)를 제작, 배포했으며 동시에 대선 전 ‘트럼프가 승리할 5가지 이유’를 통해 ‘트럼프 현상’을 불러온 병든 정치 시스템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이번 다큐멘터리가 단지 트럼프 개인에 대한 폭로나 고발을 넘어 트럼프로 상징되는 미국 사회의 현재를 드러내는 작품이 될 것이란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한동안 힘이 빠져 보였던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가 시대의 요구에 따라 다시 한번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자리잡을지, 트럼프 정권에 얼마나 타격을 안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