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스페셜]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
2017-05-24
글·사진 : 이주현
“나만의 주관과 시선으로 영화 보겠다"

심사위원장 페드로 알모도바르를 필두로 박찬욱, 마렌 아데, 파올로 소렌티노(이상 감독), 윌 스미스, 제시카 채스테인, 판빙빙, 아녜스 자우이(이상 배우), 가브리엘 야레(영화음악 작곡가)가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작품 심사를 맡는다. 개막일 오후에 열린 심사위원 기자회견장에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고 그에 화답하듯 분위기를 주도한 인물은 윌 스미스였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넷플릭스라는 화두에 대해 소신 발언을 길게 이어갔다. 기자회견장에서 나온 주요 얘기들을 정리했다.

윌 스미스_ 어려서 웨스트 필라델피아에서 자랐다. 웨스트 필라델피아에서 칸에 오기까지 긴 여정이었다. 매우 자부심을 느낀다.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도 정말 흥분됐다. 기뻐서 “예스! 예스!”를 외쳤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하루에 세편의 영화를 봐야 하고 오전 8시30분부터 첫 상영이 시작된다. (웃음) 하루에 영화 세편을 본 건 14살 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이번엔 일찍 잠자리에 들겠다.

제시카 채스테인_ 내 연기 커리어는 칸에서부터 시작됐다. 칸은 내게 소중하고 특별한 곳이다. 칸에서 <트리 오브 라이프>(2011)가 상영되던 날, 첫 번째 칸 방문을 평생 기억할 것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_ 극장에 들어갈 때마다 나만의 주관을 가지고 들어서는데, 이번에도 나만의 주관과 시선으로 영화를 보겠다. 심사위원장으로서 더불어 바라는 건 <달콤한 인생>(감독 페데리코 펠리니, 1960), <지옥의 묵시록>(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1979) 같은 영화들을 봤을 때 느꼈던 순수한 감정들을 다시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하는 거다.

박찬욱_ 만약 여기 여성 심사위원이 한분도 없었다면 젠더 이슈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책임감을 느꼈겠지만 훌륭한 여성 심사위원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담은 내려놓고 영화를 보려 한다.

윌 스미스_ 그렇다면 나는 아프리칸 아메리칸의 시선으로 영화를 보겠다.

페드로 알모도바르_ 개인적으로 나는 내 영화가 큰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걸 선호한다. 디지털 플랫폼이 예술의 새로운 창구가 되었고 그것이 예술을 더 풍성하게 해준다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플랫폼이 극장에 영화 보러 가는 행위를 대체하진 못할 거라고 믿는다. 나는 극장에서 상영될 수 없는 영화가 칸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일은 결코 상상할 수 없다.

윌 스미스_ 우리 집에서 넷플릭스는 단지 편리한 서비스일 뿐이다. 내 아들은 일주일에 두번 영화를 보러 가고 동시에 집에서 넷플릭스를 시청한다. 넷플릭스가 젊은 친구들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는 것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다. 넷플릭스는 때로 유용하다. 내 아들만 해도 반경 8천 마일 안의 극장에서는 볼 수 없는 무수한 영화들을 집에서 넷플릭스로 본다. 새로운 플랫폼이 나와 세계를 연결해주고 세계영화에 대한 이해도 넓혀준다.

아녜스 자우이_ 기술 발전 없이는 아무것도 해나갈 수 없다. 적극적으로 기술의 진보에 저항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세계는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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