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부터 여름 극장가는 크고 작은 애니메이션으로 넘쳐나는 중이다. 불모지였던 애니메이션 시장이 활성화된 건가 싶어 반가우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냥 기뻐할 일이 아닌 것 같다. 방학을 맞이한 어린이들을 위한 아동애니메이션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창작애니메이션은 찾아보기 힘들다. 북미 대형 스튜디오의 작품들과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유럽 애니메이션들이 주류를 이룬다. 아쉽긴 하지만 해외 애니메이션 일색이라는 게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대세가 된 3D애니메이션만으로 극장이 채워지는 건 아쉽기 이를 데 없다. 인기 TV애니메이션의 극장판과 일본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들이 간간이 개봉하긴 하지만 독특한 색깔과 개성을 지닌 작품을 다양하게 만나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을 하나의 장르로 묶어 연령대나 특색을 고려하지 않고 취급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에 <씨네21>에서는 올여름 극장가를 장식할 애니메이션들을 소개하는 대신 특색 있는 작품들을 골라 미리 소개하기로 했다. 오랜 가뭄으로 고갈된 국내 장편 창작애니메이션인 오성윤 감독의 <언더독>과 안재훈 감독의 <소나기>, 빈센트 반 고흐의 생을 유화로 표현한 도로타 코비엘라 감독의 <러빙 빈센트>가 그 주인공이다. <소나기>는 올 8월 개봉을 앞두고 있고, 2017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초청된 <러빙 빈센트>는 10월 개봉이다. <언더독>은 내년 개봉을 목표로 작업에 매진 중이다. 개봉 시기, 장르, 작화, 성격 모두 다른 이 작품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그 어떤 애니메이션보다 애니메이션다운 작품이라는 점이다. 각기 쉽지 않은 환경과 지난한 작업 과정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결과물에 도달했다. 애니메이션을 애니메이션답게 만드는, 새로운 시선과 도전들을 소개한다.
씨네21
검색
오성윤 감독의 <언더독>·도로타 코비엘라 감독의 <러빙 빈센트>·안재훈 감독의 <소나기>
이어지는 기사
관련 영화
관련 인물
최신기사
-
[인터뷰] 배우의 역할은 국경 너머에도 있다 TCCF 포럼 참석한 네명의 대만 배우 - 에스더 리우, 커시 우, 가진동, JC 린
-
[인터뷰] ‘할리우드에는 더 많은 아시아계 프로듀서들이 필요하다’, TCCF 피칭워크숍 멘토로 대만 찾은 미야가와 에리코 <쇼군> 프로듀서
-
[기획] 대만 콘텐츠의 현주소, 아시아 영상산업의 허브로 거듭나는 TCCF - 김소미 기자의 TCCF, 대만문화콘텐츠페스티벌 방문기
-
[비평] 춤추는 몸 뒤의 포옹, <아노라> 환상을 파는 대신 인간의 물성을 보여주다
-
[비평] 돌에 맞으면 아프다, <아노라>가 미국 성 노동자를 다루는 방식
-
[기획] 깊이, 옆에서, 다르게 <아노라> 읽기 - 사회학자와 영화평론가가 <아노라>를 보는 시선
-
[인터뷰] ‘좁은 도시 속 넓은 사랑’,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개막작 <모두 다 잘될 거야> 레이 영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