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완벽한 거짓말> 거짓말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시도하는 남자
2017-08-23
글 : 김보연 (객원기자)

소설가 지망생이자 청소 회사의 직원인 마티유(피에르 니네이)는 최근 소설가로서의 자신의 재능에 절망감을 느끼며 괴로워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마티유는 죽은 노인의 집을 청소하다 낡은 공책을 발견한다. 이 공책에는 알제리 전쟁에 참전했던 병사의 길고 자세한 일기가 적혀 있었고, 마티유는 고민 끝에 이 일기를 자신의 소설로 속여 발표하기로 한다. 소설은 마티유에게 큰 성공을 안겨주고, 그는 잠깐의 행복한 시간을 누리지만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한다. 두 번째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갈수록 커져가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얀 고즐란 감독이 연출한 <완벽한 거짓말>은 거짓말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시도하는 남자에 대한 범죄영화이다. 자신의 정체를 속이고 남의 글을 훔치는 작가라는 소재는 즉시 르네 클레망의 <태양은 가득히>(1960)나 우디 앨런의 <환상의 그대>(2010), 또는 정지우 감독의 <은교>(2012) 같은 작품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완벽한 거짓말>의 소재는 여러 서사 장르가 꾸준히 반복해온 이야기이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이야기다.

이처럼 비슷한 소재의 작품이 많을수록 인물과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와 개연성 있는 전개 같은 ‘기본기’가 중요했겠지만 <완벽한 거짓말>은 이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 특히 위기의 순간들을 몇번씩이나 우연과 임시변통으로 해결하는 전개는 눈에 띄는 약점이다. 매력적인 소재를 뒷받침하는 꼼꼼하고 탄탄한 전개가 부족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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