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영화)의 해를 알리는 시작점이 될 것인가. 지난 12월 11일, 2017년 성폭력 이슈 등으로 연일 시끄러웠던 할리우드가 2018년 새해를 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작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는 듯 보인다. 특히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영화는 냉전시대 미국을 배경으로 정부의 비밀연구소에서 미화원으로 일하던 여성이 실험 대상인 몬스터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많은 언론에서는 샐리 호킨스의 열연을 강조한다. 그 뒤를 바짝 추격 중인 영화들은 6개 부문에서 후보로 지명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더 포스트>와 마틴 맥도나 감독의 블랙코미디 <스리 빌보드>다. 딸아이의 살인사건을 경찰대신 추격하는 엄마의 이야기 <스리 빌보드>의 주연을 맡은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연기가 무시무시하다는 평이다. <더 포스트> 역시 배우들의 열연이 화제인데 <워싱턴 포스트>가 1971년 미국 국방부 문서(펜타곤 페이퍼)를 보도한 사건을 다룬 이 영화에서 편집국장 벤 브래들리 역의 톰 행크스를 비롯해 발행인 케이 그래햄 역을 맡은 메릴 스트립의 주연상 수상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12월 22일 북미 개봉을 한달여 앞두고 출연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성추행 혐의가 밝혀져 하차하고 그 자리를 대신해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급히 투입되는 등 난항을 겪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올 더 머니>가 남우조연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됐다. 크리스토퍼 플러머를 비롯해 미셸 윌리엄스가 각각 후보에 올라 수상 여부가 주목된다. 그 밖에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후보에 오른 <레이디 버드> 역시 유력한 후보작이다. 주요 부문의 유력 후보작들이 대부분 여성 영화인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2018년 1월 7일(현지시각)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