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가 1월 23일(미국 현지시각) 공개됐다. 가장 많은 부문에 이름을 올린 영화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이다.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 등 무려 13개 부문에 지명되어 레이스를 펼친다. <덩케르크>가 8개 부문, <쓰리 빌보드>가 7개 부문 후보에 호명되며 그 뒤를 이었다. 시각효과상 예비 후보 10편에 포함되어 국내의 관심을 모았던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버라이어티>는 “올해 오스카가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달리 특정 인종과 성별에 치우치지 않는 후보를 내놓았다”고 평했다. 연출 데뷔작으로 감독상 후보에 오른 <레이디 버드>의 그레타 거윅, <겟 아웃>의 조던 필 등이 그 예다. 이들은 오스카에서 유독 상복이 없던 <덩케르크>의 크리스토퍼 놀란과 <팬텀 스레드>의 폴 토머스 앤더슨 그리고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등에서 수상한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의 기예르모 델 토로 등과 경쟁을 펼친다. 하지만 일부 외신에서는 <다운사이징>의 홍차우가 아예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은 작품 평이 엇갈린다는 것을 감안해도 아쉽다고 지적했다. 아직 아시아 출신 배우에 대한 차별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외 각색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로건>은 슈퍼히어로영화 중 최초로 오스카에 노미네이트된 작품이 됐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논란이 된 일련의 성추행 추문이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지명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에서 수상한 <더 디제스터 아티스트>의 제임스 프랭코는 원래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 중 한명이었으나 이번 오스카에서는 지명되지 못했다. <원더 휠>의 케이트 윈슬럿은 우디 앨런 감독의 구설수와 이에 대한 본인의 발언이 비난을 받았다. <데드라인>은 이들 배우가 후보에서 탈락한 것을 두고 ‘웨인스타인 효과’라고 표현했다. 지미 키멀의 사회로 열리는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3월 4일(현지 시각 기준)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