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 - 자기에게 맞는 길을 천천히 걸어가면 된다
2018-02-28
글 : 임수연
사진 : 최성열

임순례 감독의 시선은 항상 소외된 사람들을 향해 있었다. 장편 데뷔작 <세 친구>(1996)는 갓 20대가 된 청년들이 겪는 온갖 폭력을 그렸고, 청춘을 지나보낸 중년 남성의 안간힘을 담은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나 비인기 스포츠를 하는 중년 여성의 고충을 포착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은 말할 것도 없다. <날아라 펭귄>(2009)을 포함해 누구보다 국가인권위원회 제작 작품을 많이 연출했고, 2009년부터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도 역임하고 있다. <리틀 포레스트> 역시 여전히 고민 많은 이들을 보여준다. 수능시험을 치른 엄마(문소리)가 집을 나갔고, 애인만 시험에 붙고 자신은 임용고시에 떨어져 고향에 잠시 내려온 혜원(김태리)의 상황은 한없이 우울하게 풀어낼 수도 있다. 시골에서만 자란 은숙(진기주)이 회사에서 계약직으로서 겪는 고충이나 멀쩡히 다니던 대기업을 나와 시골로 내려온 재하(류준열)의 고민도 가볍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껏 밝아진 비주얼은 물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전작과는 상당히 다르다. 요즘 20, 30대의 가치관과 취향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고, 조금씩 작품에 온기와 희망을 담아낸 임순례 감독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한달 반 만에 카라 사무실에서 다시 만난 임순례 감독에게 첫 영화로부터 12년간의 변화에 대해 들었다.

-<찌라시: 위험한 소문>(2013), <박열>(2016)의 시나리오를 쓴 황성구 각본가가 초고를 쓰고, 여성인 민예지 작가가 한번 더 각색했다. 그 결과 시골에서 여성이 혼자 살 때 생기는 우려를 감안한 대목이 눈에 띄더라. 진돗개를 키우고, 친척이 가까운 곳에 산다. 또한 가끔 집에 찾아오는 우편집배원을 박원상이 연기하니까, 왠지 나쁜 짓은 안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

=처음 각색 방향을 잡을 때부터 생각한 거다. 그 부분에 대해 불편함이 없어야 관객이 부담 없이 출발할 수 있겠더라. 그래서 친구들도 빨리 찾아오고, 친척들도 가까운 곳에 살고 진돗개도 들여놓은 거다. 박원상씨는 <세 친구> 때부터 내 영화에 어떤 역할이라도 꼭 출연하고 싶다고 해서 시나리오를 쓸 때마다 어떤 역할을 줄까 고민하게 된다. 이번에는 우편집배원 말고 없겠더라. (웃음) <제보자>(2014)에 나온 이경영씨와도 좀 친한데, 자기도 나올 수 없겠냐고 묻더라. 원상이가 봄, 여름을 맡고 내가 가을, 겨울에 편지를 배달하면 안 되겠냐고. (웃음) 우편집배원은 같은 사람으로 해야 하니까 안 된다고 했다. 사실 원상씨 대사가 살리기 어려운 게 많았는데 너무 잘해줬다.

-20, 30대 여성이 타깃인 영화라고 들었다. 전작보다 젊은 감각으로 연출해야 한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 같다. 예전부터 대중과의 접점을 찾는 법을 고민하지 않았나.

=전체적인 색감이나 카메라 무빙, 편집 포인트를 젊은 층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쪽으로 맞춰갔다. 영화에 나오는 요리처럼 담백하고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전체 스타일에도 맞겠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마침 <제보자> 때부터 함께한 김선민 편집감독이 호흡이 좀 빠르다. 또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지도 않고 김태리라는 배우 하나로 끌고 가야 하지 않나. 김태리가 예쁘게 나오면 이 영화는 성공한 거다. 최대한 조명과 앵글을 신경 써줬다. 물론 김태리가 아무리 예뻐도 103분 동안 김태리만 볼 수는 없으니 다른 자연 영상도 최대한 예쁘게 찍었다. 내가 원래 진정성이 중요하지 비주얼이 중요하냐며 비주얼에 신경 쓰지 않던 사람이었는데(웃음) 한정된 소재와 아이템으로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요즘 트렌드에 맞춰야겠더라. 아마 내 영화 중 화면이 가장 예쁠 거다.

-세 청춘의 가볍지 않은 고민을 다뤘다. 화면이 너무 예쁘면 상대적으로 고민의 깊이는 얕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는 없었나.

=화면의 결과 고민의 깊이를 맞춘 게 <세 친구>였다. 1분 이상 가는 롱테이크에, 화면은 또 얼마나 칙칙한지…. (웃음) <세 친구>를 만든 지 20년이 넘었다. 관객의 변화에 따라 미장센도 변해야 한다. 요즘 친구들이 고민하고 번민하는 방식 자체도 우리하고 되게 다르더라. 내가 아무리 관객에게 무언가를 주고 싶다고 해도 관객이 그걸 낯설게 받아들인다면 통하지 않는다.

-젊은 감각을 지향했지만, 의외로 화면 분할을 적극적으로 쓴다거나 CG를 많이 쓰는 등 화려한 효과를 자주 넣지는 않았더라.

=처음엔 고민을 했다. 압축해서 무언가를 담아야 하니까 다른 장치를 많이 써야 할까.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아날로그적인 감성도 중요하다. 굉장히 빠른 액션물이 아니라 자연을 다룬 영화 아닌가. 아무리 관객이 좋아한다고 해도 작품의 속성과 맞지 않으면 차용할 수 없다. 내가 관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지루하지 않고 개연성 있게 이야기를 끌고 가고, 아름다운 영상을 찍는 것, 그 정도다. 영화는 관객의 것이기도 하지만 감독의 것이기도 하니까 뭐든지 관객에게 다 맞춘다고 좋은 작품이 되는 건 아니다. 창작자와 관객 사이의 적절한 밸런스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를 항상 시나리오 단계부터 고민한다.

-계절마다 2~3주 동안 촬영해야 한다는 시간적 제약이 있었다.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을 놓칠 때가 있었다. 집 뒤에 감나무 세 그루와 밤나무가 있었는데, 밤이 조금 더 먼저 열린다. 처음 헌팅 갔을 때 감나무가 지붕 위에 빨갛게 있는 게 너무 예뻤다. 저걸 꼭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추수하는 장면을 택해야 했다. (웃음) 추수를 택하니 이미 감은 떨어졌더라. 그게 가장 아쉽다. 앞으로 10일, 뒤로 10일 나눠서 찍는 게 더 좋긴 했겠지만 그렇게 예산이 많은 영화가 아니니까. 또 배우 스케줄 문제가 있었다. 태리씨는 거의 우리에게 스케줄을 올인해서 괜찮았는데, 당시 준열씨가 영화 여러 편을 동시에 찍고 있었다. 스케줄 하루 빼는 것도 굉장히 힘들었다. 스탭 표준노동계약 때문에 촬영을 할 수 있는 시간도 한정되어 있었고.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2010), <고양이 키스>(2011)에 이어 이번에는 진돗개 오구가 등장한다. 이미 동물과 함께한 경험이 있으니 촬영 노하우도 꽤 쌓였겠다.

=촬영 중간에 구정아 프로듀서가 오구를 입양해서 함께 살았고, 나는 개의 일반적인 특성을 알고 있으니까 다른 현장보다는 촬영이 쉬웠을 거다. 그래도 동물과의 연기는 힘들다. 실제로는 오구가 말을 굉장히 안들었다. (웃음) 태리씨와 오구가 같은 화면에 걸리는 신이 있지 않나. 태리씨야 원래 연기를 잘하지만 오구에게는 원하는 연기를 뽑아내기가 힘들다. 그러니 오구의 연기가 좋으면 무조건 오케이였다. 태리씨가 왜 감독님은 오구만 나오면 나는 신경 쓰지 않고 오구만 신경을 쓰느냐, 여기는 사람과 동물을 역차별한다며 현장에서 한 유명한 농담이 있다. <리틀 포레스트>인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까 <마음이…>네요, 라고. (좌중 웃음)

-영화에 등장하는 요리 중 육류가 거의 보이지 않는 게 눈에 띄더라. 실제 채식주의자인 감독의 성향이 반영된 건가.

=여름이면 삼겹살 한번은 구워먹을 수 있는데 말이지. (웃음) 그 상황에 어울리는 걸 하다 보니 고기가 굳이 필요가 없어지더라. 자연스럽게 그리된 거다. 그래도 내 성향이 너무 반영된 것 같아서 메뉴 하나는 양보하겠다고 했다. 여름 냇가 장면에서 어죽을 끓이거나 은숙이 떡볶이가 아닌 닭볶음탕을 먹는 건 어떨까 하고 말이지. 스탭들이 안 어울린다고 반대했다. (웃음)

-<김생민의 영수증>이 인기 몰이를 하는 ‘가성비’의 시대다. 그런데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나 도시락을 먹으며 사는 건 허기지다고 묘사한 게 인상적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편의점 음식에 익숙해져 있고, 편의점 음식 마니아인 연예인들도 있지 않나. 그게 저렴하고 간편하고 인공 조미료 때문에 우리의 입맛에 최적화되어 있긴 하지만 사실 건강식은 아니다. 재료나 환경호르몬 문제도 있고. 우리가 도시에서 외식을 주로 하는데 과연 그것이 항상 좋은 음식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친구들에게는 직접 농사를 짓고 요리를 해먹는다는 게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리틀 포레스트>는 잘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한 보다 큰 질문이었다.

-제대로 먹어야 잘 살 수 있다는 의미인가.

=허겁지겁 5분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 대신 요리를 직접 하고 음미하면서 먹으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음식에 담은 시간을 함께 나누는 게 좀더 필요하다. 도시에서 바쁜 삶을 산다고 하더라도, 한끼 정도는 내가 직접 해먹거나 사먹더라도 좀더 다채롭게 사먹을 수 있지 않을까.

-최고의 요리는 직접 하는 요리라는 대사도 있다.

=사실 크게 의미 부여를 한 것은 아닌데, 맨날 혜원이가 요리를 하니까 친구들도 요리를 시키고 싶었던 거다. 요리는 엄마가 해주거나 여자가 해주는, 누군가의 수고로움으로 인해 내가 먹는 건데, 직접 해먹으면 자립적으로 요리의 수고로움을 알게 되지 않나. 사실 재하도 한번 요리를 시키려고 했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은숙이 다음에 재하도 요리를 하면서 옛날 여자친구에 대한 마음을 털어버리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너무 길더라. 그래서 시나리오 단계에서 아예 삭제했다.

-그건 좀 아쉽다. 여자만 요리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는 걸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러니까. 애초에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이게 러닝타임이 짧아서 도저히 시간이 안 될 거 같더라. 요리 장면이 한번 들어가면 아무리 압축을 해도 되게 길다. 굉장히 타이트하게 흘러가는 현장이다 보니 하루에 찍어야 할 양도 정해져 있고, 시나리오 때부터 과감하게 삭제한 거다.

-일본판에 비해 혜원이 친구들과 부대끼는 장면이 많다.

=사실 친구들이 너무 자주 찾아온다는 데에 고민이 많았다. 분명 혜원은 큰 고민을 안고 시골에 내려온 거니 말이다. 하지만 혜원이 고민이 있다고 해서 매일 집 안에 가만히 있고 요리만 하고 있다면 영화적인 생동감이 없어진다. 세명이 나왔을 때 에너지가 생기고, 혜원·은숙·재하 사이에 ‘썸’인 듯 ‘썸’ 아닌 듯한 느낌이 녹아든 것도 영화적인 재미 때문이었다. 또한 일본과 다른 한국인의 성향, 한국적인 상황이 있다. 일본에서는 내가 시골에 내려가도 친구들이 자주 안 찾아오겠지만, 한국은 또래 동창들이 뻔질나게 찾아오겠지.

-바쁜 도시 생활에 치이다가 시골에 내려온 상황이니까, 혼자 쉬는 모습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고민을 돌파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스토리라인이 명확하게 있는 게 아니다. 혜원이 혼자 있는 모습을 깊이 있게 찍는다고 영화적인 힘이 있을 거 같지는 않더라. 이 영화가 혜원의 고민을 푸는 방식을 찾아서 해답을 제시하지도 않고, 관객마다 혜원의 미래를 다르게 받아들인다. 사계절의 변화 속에서 혜원이 겪는 에피소드를 통해 자연의 섭리를 알게되는 등 담아야 하는 이야기가 많다 보니 고요하게 침잠하거나 정적인 화면은 다 넣을 수 없기는 했다.

-<세 친구> 시절부터 감독님 작품에는 쭉 약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2009년부터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대표를 맡은 것도 같은 맥락 같다. 그런데 약간씩 차이가 있다. <세 친구>나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정말 우울하다. (웃음) 그런데 <날아라 펭귄>에서는 온기가 많이 느껴졌고, <리틀 포레스트>는 처음부터 ‘각자 고민이 있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은 그럭저럭 잘 살지 않을까’라는 시선이 느껴졌다.

=나이 탓인 것 같다. <세 친구>는 30대 후반,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40대 초반에 만들었다. 당시 내가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훨씬 우울했고, 희망이라고는 없었다. 젊으니까 사회에 기대하는 것이 많고 비판적이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좀더 여유로워지고 세상을 덜 절망적으로 본다고 해야 하나. 지금 사회가 예전보다 밝아지고 체제 모순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조금은 여유롭게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게 됐다. 혜원과 <세 친구>의 캐릭터가 어떻게 보면 비슷한 상황일 수 있는데 훨씬 성격이 밝은 게 그런 이유에서다. 또한 <세 친구>와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찍을 때는 영화는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며 고집하는 게 많았다. 영화에 대해 그리는 상 자체가 견고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좀 유연해졌다.

-지금 청춘들에게 <리틀 포레스트>와 결부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카나 카라 활동가 중에 20, 30대가 많다. 상황이 바뀌어서인지 세대가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우리 세대와 가치관이나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많이 다르다. 그리고 그 다름을 인정한다. 다만 농사를 짓든 회사를 다니든 뭘 하든지 간에 매일매일 그 시간을 소비한다는 느낌보다는 무언가 방향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70, 80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내가 왜 사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하루하루 사는 것은 되게 재미없고 무의미하지 않을까. 돈을 많이 벌거야,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할 거야, 내 자신의 즐거움을 찾아서 살 거야. 뭐가 됐든 간에 자기에게 맞는 길이 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재미있게 즐기고, 안 되면 안 되는 거고 다른 길을 찾는 거다. <리틀 포레스트>는 이런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 스스로 생각해서, 그 길로 한 발짝 다가갔으면 좋겠다.

혜원(김태리)의 집

<리틀 포레스트>는 경상북도 의성군 및 군위군 일대에서 촬영했다. 그중 가장 힘들게 찾아낸 공간은 혜원의 집. 제작실장이 거의 3개월 동안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1순위 후보였던 강원도는 영화와 어울리지 않았다. 마을이 예쁘면 이미 전원주택과 펜션이 들어와 있었다. 전라도, 충청도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다가 촬영이 임박했을 때 극적으로 마음에 드는 빈 집을 찾아냈다고. 경북 군위군에 있던 이 단정한 한옥은 무엇보다 돌담이 예뻐서 임순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옥 내부는 화려하지 않은 선에서 미학적으로 정리되게끔 개량했다. 집이 다소 좁았기 때문에 최대한 넓은 느낌을 주기 위해 방 양쪽 사이드와 천장을 뜯어서 공간을 텄다.

원작자도 좋아한 한국판 요리

밤조림을 제외하고 일본판 영화의 요리를 모두 바꾸었다. 수제비, 파스타, 막걸리, 크렘 브륄레, 그리고 떡볶이까지. 처음 계약서에는 음식을 바꾸면 안 된다는 조건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역시 한국에 어울리는 음식이 필요했다. 결국 완성된 시나리오를 감수한 일본 원작자나 리메이크 판권 구입을 도와준 고이데 마사키 프로듀서도 바뀐 요리에 호의적이었다고.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리의 비주얼은 진희원 푸드 스타일리스트의 작품이다. 원래 영화 기획실에 있다가 요리를 배워 푸드계로 전향했던 그는 주로 광고쪽에서 일을 했다. 시작은 영화계였던 만큼 그에게 <리틀 포레스트>는 굉장히 욕심나는 작품이었고, 제작진 역시 베테랑의 귀환을 환영했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