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레이디 버드> 배우 시얼샤 로넌, "그레타 거윅은 뛰어난 관찰자"
2018-04-02
글 : 손주연 (런던 통신원)
이토록 멋진 감독 데뷔작①

지난 2월 17일, 런던 본드 스트리트에 위치한 클라리지스 호텔에서 <레이디 버드> 감독 그레타 거윅과 주연배우 시얼샤 로넌을 만났다. 전날 영화를 관람한 기자들은 복잡미묘한 엄마와 딸의 로맨스에 대해 극찬을 하며, 첫 감독 데뷔작으로 이토록 멋진 이야기를 쓰고 만든 거윅에 대한 기대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 코미디 영화 부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감독과 배우이지만, 아카데미 시상식(기자 간담회는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기 전 진행됐다)에 대한 질문에는 모두 크게 환호하며 “긴장되고, 기쁘고, 영광스럽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간담회 현장에서 만난 그레타 거윅과 시얼샤 로넌은 마치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것처럼 반가워했다. 이들이 한참을 끌어안고 서로 만나지 못한 얼마간의 안부를 묻느라 간담회가 잠시 지연되기까지 했다.

-당신도 자라면서 별명 같은 것이 있었나.

=내 이름이 평범하진 않다고 생각했지만(웃음), ‘레이디 버드’ 같은 자아를 반영하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어렸을 때 아빠가 ‘푸딩’이라고 불렀던 것 말고 나는 ‘사샤 피어스’(Sasha Fierce) 같은 이름을 가져본 적이 없다.

-당신의 고등학생 시절 ‘프롬 파티’는 어땠나.

=아일랜드에는 뎁스(debs)라는 행사가 있기는 했지만 나는 고등학교를 거의 다니지 않아서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어쩐지 좀더 쿨한 느낌이 있는 미국 고등학교의 행사를 영화 속에서 경험하게 돼 더 특별했던 것 같다. 미국에서 자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베이사이드 얄개들>이나 <미녀 마법사 사브리나>를 보고 자란 세대에게 프롬이 얼마나 큰 행사인지 알거라 생각한다. 같은 의미로, 나에게도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특히 나는 근사한 남자친구가 아닌 친한 동성 친구와 함께했는데, 이는 더욱 특별하고 대단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와 이 장면을 함께 보면서, 한참을 웃었다.

-그레타 거윅이 존 휴스의 영화들을 추천했다고 들었다.

=<프리티 인 핑크>를 사실 처음 봤는데, 너무 좋았다. ‘그녀 역시 빨간 머리라서’(웃음)는 아니고, 정말 로맨틱했다. 우리 영화와는 좀 다른 감수성이기는 하지만 사랑에 빠진다는 것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었다.

-배우이자 감독인 그레타 거윅과의 작업은 어땠나.

=그녀는 뛰어난 관찰자이며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뛰어난 연출가다. 그녀는 또한 배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인내심 넘치는 연출가이자 자신이 가려는 방향을 분명히 알고 있는 믿음직한 감독이었다!

사진 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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