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최초의 축구경기가 열린다. <얼리맨>은 평화로운 석기마을 주민들과 청동기 왕국의 한판 대결을 다룬 클레이애니메이션이다. 용감하고 엉뚱한 소년 더그(에디 레드메인)는 절친 멧돼지 호그놉(닉 파크)과 함께 매일 신나는 모험을 즐긴다. 공룡과 함께 뛰놀며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알던 석기마을에 어느 날 청동기 왕국의 누스 총독(톰 히들스턴)이 쳐들어온다. 정복이란 개념도 모르던 석기마을 사람들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지만 더그는 다르다. 마을을 되찾고 싶은 더그는 누스 총독에게 마을의 운명을 건 대결, 축구시합을 제안한다. 하지만 규칙도 의욕도 없는 석기마을 사람들을 이끌 리더가 필요하자 청동기 왕국의 구나(메이지 윌리엄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클레이애니메이션의 명가 아드만 스튜디오의 닉 파크 감독이 오랜만에 장편애니메이션으로 돌아왔다. 전작인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 <치킨런>(2000)과 비교하면 석기시대를 배경으로 스케일이 커진 만큼 볼거리도 한층 풍성해졌다. ‘인류 최초’로 일어나는 해프닝들에 대한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웃음을 자아내는 가운데 날선 풍자가 주는 긴장감도 살아 있다. 여기에 클레이애니메이션 특유의 독특한 질감과 아날로그 감성이 더해져 색다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 묘사는 물론 슬랩스틱을 기반으로 한 쉴 새 없는 유머도 여전하다. 빼어나게 도드라지는 상상력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모자람도 없는, 안정적인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