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G-시네마 시나리오 쇼케이스②] <밤도망> 최신춘 작가×신연식 감독
2018-07-26
글 : 송경원
사진 : 백종헌
신연식, 최신춘(왼쪽부터).

-신연식 감독을 멘토로 희망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신춘_ 최근에 재미있게 본 영화가 <동주>(2015)였다. 시나리오의 짜임새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는 분이니 사실 고민하지도 않고 골랐다. 멘토로 참여한 감독님들 중 누가 되었어도 기뻤겠지만 <밤도망>의 부족한 지점을 가장 정확하게 짚어주실 것 같았다.

-3개월 동안 멘토링을 이어간다. 지난 6월에 처음 만나고 몇 차례 수정을 거쳤을 텐데 초고에서 달라진 점이 있나.

최신춘_ 개별 장면의 자잘한 수정보다 일단 이야기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 신연식 감독님이 해준 말씀 중에 감독은 지도를 그리는 사람이라는 조언이 와닿았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게 아니라 나침반을 잘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고, 인물이 억지로 움직이는 것 같으니 동선을 생각해보라고 해주셨다. 이전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감독의 이미지는 설계도를 그리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말을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다.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히 바뀌고 있는 중이다. 처음엔 숨으려는 사람과 찾으려는 사람이 싸우는 이야기로 출발했는데 점점 둘이 동지가 되어가는 이야기로 축이 옮겨가고 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 <밤도망>의 매력을 설명한다면.

=신연식_ 시나리오의 동력은 인물의 동선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하게는 여기 있는 사람이 저기로 가는 이야기가 시나리오다. 그 과정에서 다른 욕망을 가진 사람의 동선과 충돌하고 갈등이 발생하면서, 동선의 의미가 형성되고 기능으로 발현되는 법이다. 의외로 동선의 방향, 동서남북 자체가 그려지지 않는 이야기가 꽤 있다. 나도 종종 겪곤 했는데, 현실이나 디테일에 지나치게 얽매이다 보면 인물이 붙들려 움직이질 못한다. <밤도망> 같은 경우 제목이 함의하고 있는 장르적 특성이 있으니 그 점을 더 선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사실 모든 영화는 결정적인 장면을 쟁취하기 위해 달려간다. <동주>를 예로 들자면 송몽규가 “동주는… 죽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오래 살지는 못합니다. (중략). 죄송합니다, 아버지”라고 말하는 장면. 작가는 쓰는 순간에 이게 그 장면이 될 걸 안다. 그걸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

-오늘 쇼케이스 발표를 바탕으로 또 한번 조언을 한다면.

신연식_ 한국 상업영화의 아쉬운 점 중 하나는 잔가지를 지나치게 많이 집어넣는 거다. 사족이 많다. <밤도망>이 조금 다른 영화가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건 메인 플롯을 굉장히 단순하게 갈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한줄로 설명이 되는 원펀치 플롯. 하룻밤 동안 여기서 저기로 가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단순하면서도 묵직한 이유를 제시할 수 있는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 딱 정확한 예는 아니지만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처럼 단순하지만 힘이 있는 플롯 세팅으로 장르적 쾌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호흡에 달리기 위해선 RPM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 키포인트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최신춘_ 설명을 들으면 그렇게 해야겠다고 고개가 끄덕여지고 금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막상 혼자 하려고 하면 머릿속이 하얘진다. 그게 문제다. (웃음)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신연식_ 감독은 보물을 찾으러 가는 사람이다. 좋은 시나리오일수록 지도에 그려진 보물의 위치가 선명하다. 일단 <밤도망>이란 지도가 가리키는 보물이 매력적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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